'대체 넌 무엇을 이해받고 싶은 거야?'
일주일 동안, 상담실에 앉아 아무 말도 하기 싫다는 말을 하며 앉아 있는 스스로를 떠올리는 내가 싫었다
그 사실이 서러웠다
나는 너무 도망치고 싶어 하면서도 그 시간을 이토록 기다리는구나.
상담실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자 선생님께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며 대화를 이끌어가셨다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사실 나는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런 구체적 플랜이 없는 상태여서 있는 그대로 대답을 했다
선생님은 내 상황상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수 없는 상태라며 왜 아직 플랜이 없는지 알겠다고 하셨다
대답을 하면서 나도 어느 부분에서 막혀서 생각하기를 멈추었는지 더 명확해졌다
평소라면 일주일간 있던 이야기를 꺼냈을 텐데 저 대화가 끝나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조명, 화분, 선생님 어깨너머 벽, 옷, 이런 것들에 시선을 두며 입을 다물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평소라면 말하기 어렵다며 썼던 글 중 일부라도 보여드렸을 텐데 그것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선생님도 침묵하셨고 그렇게 침묵 속에서 시간이 흘렀다
10분, 15분, 20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시계를 보고 싶었지만 차마 보지 못했다
몸이 빳빳하게 굳어진 조각 같았다
처음이었다 이렇게 긴 침묵은.
한참 뒤, 선생님이 침묵을 깼다.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 생각도 안 하는데요."
선생님은 작게 웃었던 것 같다.
"나는 많은 생각을 했는데."
"......"
그게 어떤 생각인지 되묻지 않았다. 궁금한 것과 별개로, 나는 말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말하기 싫다는 이야기를 하고 좀 더 침묵하다가 스스로 그 침묵을 견디기가 힘들어서, 썼던 글을 일부 보여드렸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그 깊은 믿음이 왜 튀어나온 건지, 그 발단이 가장 최근에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선생님
그리고 잘 모르겠다는 나
무엇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는지를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했다
나도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이었다
'대체 넌 무엇을 이해받고 싶은 거야?'
'모르겠어, 그냥 나라는 존재가 이해받을 수 없다는 사실만이 선명해서'
'이해받을 수 없다는 건 어떤 건데?'
'나.. 그 자체'
이 사고에서 맴돌 뿐 생각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내 아픔과 고통을 이해받고 싶은 걸까?
그게 '전부'라면 왜 이렇게 괴로운건데?
내가 생각하는 이해의 형태는 뭐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숙제만 받아 들고 나왔다
지난 시간 태생적 결함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선생님이 어떤 반응해 줬다면 안전했을지를 고민해오라는 어려운 숙제
그러나 나는 이것도 잘 모르겠다
감정이란건 종종 내 예상대로 흐르지 않아서 실제 상황이 되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조차 모르겠다고.
문득 궁금해진다
다른 누군가도 자신이 무엇을 이해받고 싶은지조차 모른 채, 그저 이토로 막연한 이해를 갈망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