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의 기조가 날씨가 된다면, 빛이 비치면서도 비가 폭우처럼 쏟아질 거야'
상담실을 나와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길 위에서 많은 감정들이 들곤 한다
너무 힘들고 절망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들었다
문을 나오기 전 의례 다음 이 시간에 볼까요? 하는 선생님의 물음에 네,괜찮아요 하고 말했지만 실은 괜찮지 않았다
아무 대답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항상 하는 복기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 기력도 마음도 없어서
일상에서의 여파가 점점 켜졌다 좌절감에서 비롯된 절망으로 파인 깊은 구덩이에 빠져 허우적 댔다
새벽에 울고 퉁퉁 부은 눈으로 출근을 했다
내가 봐도 붕어처럼 부은 눈을 보며 어딘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는데 하루를 시작하는 첫마디 말을 너무 피곤해 보인다는 말로 시작했다
월화수를 겨우겨우 버티다 목요일이 되니 버텨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하필 그날 첫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기로 되어있던 날이라 갈지 말지 치열하게 고민했으나 부은 눈이 가라앉아서 , 그리고 안 가기엔 아까워서 공방으로 향했고 인생 첫 캘리그라피를 그렸다
꽤나 몰입해서 보낸 시간이었고 수업이 끝나자 바닥으로 한없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낙폭이 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감정의 기조가 날씨가 된다면
해와 달이 동시에 떠있어서 낮과 밤이 공존하는데
그 낮이라는 공간에는 빛이 비치면서도
비가 폭우처럼 쏟아지고
달이 떠있는 밤은 에일듯한 바람이 불다가 숨소리조차 없이 고요함이 맴돌 거 같다고
다 그만두고 싶으면서도 다음 상담시간에 입을 꾹 다문 채로 아무 말도 하기 싫다고 하는 내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 사실이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