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라는 존재는 온전히 이해받을 수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몇 년을 지나 온 거였다는 걸 문득 자각한다.
이해받고 싶어서 그러려면 최소한 내가 나를 설명해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가능성조차 없는 거라고
때때로 선생님과 내가 평행선을 달린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신과에 발걸음을 끊고 단약 후, 약물 재복용에 대한 권유와 병원은 죽어도 다시 가기 싫은, 갈 수 없는 나의 생각이 대립했을 때 그때도 참 답답하고 비참했었는데.
이런 대립이 아니어도 나는 종종 좌절한다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 그 이유가 '나'이기 때문에
애초에 이해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그래도 나를 설명하고 표현하려고 하는 어리석음과 미련함이 비참함을 안겨주고 좌절감으로 이어진다
이건 절망에 닿은 감정이다
이 좌절감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내가 말하는 것 자체도 충분하지 않고 아무리 무언가 설명하려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다
상대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면 스스로가
잘 표현하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자책하고 답답해한다
내 안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나는 아무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사람, 존재란 믿음에서 나오는 좌절감이 계속해서 작용을 한다
그게 지속적으로 실패감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가족은 내가 무너질 때면 무관심했으며 자살시도 후 상처는 조롱당했다. 의사는 나를 입원시켜야 하는 환자로 밖에 보지 않았다.
다들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아니 나를 가엽게 여기는 사람이 어디 저 중에 한 명이라도 있었던가
그저 대체 왜 그러냐고 할 뿐이었다
왜? 회사 다니고 일 열심히 하면서 밥벌이하고, 대인관계 트러블 없이 문제없고, 일상기능 다 하니까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가능성은 상담선생님 밖에는 없었다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다는 그 초라한 무언가의 기대에 기대어 나는 아직도 나를 설명하려고 이해해 달라고 아등바등한다
타인에 대한, 나에 대한 이해라는 것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마음속으론 무의식으론 '나'라는 존재에게는 불가능하다고 굳게 믿으면서도
여전히 어리석게도, 발버둥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