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에서 관리의 힘을 배웠다
아주 오래전 고등학교를 졸업 한 직후 일본에 여행을 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어려서 그저 친구가 짠 루트를 쫓아다니며 이것저것 최대한 많이 다 보고 싶어서 허겁지겁 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일본의 기억은 가물가물 했었다. 이번에는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일본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비록 긴 시간은 아니지만 3박 4일 중 2박을 도쿄 그 안에서도 긴자에서 머물고 하룻밤을 도야마라는 곳에서 머물렀다.
머리가 많이 커져서 긴자에 가서 느낀 점은 정말 일본이 왜 한때 세계 두 번째 부자 나라였는지 알 수 있었다.
지어진 건물의 공간에 임대해서 들어와 있는 명품거리가 아니라 유명한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건물을 직접 디자인해서 지어서 자체 건물들이 플래그쉽 스토어처럼 즐비한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일본은 지진이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높이 올라가 있는 아주 견고해 보이는 고층 빌딩들이 압도적이었다.
이런 명품 거리도 꽤 큰 충격이었지만 더욱 놀란 것은 일본 길거리와 일반 건물들의 관리 때문이었다. 정말 모든 곳이 너무 깨끗했다. 특히 꽤 높은 빌딩의 외벽이 타일들로 장식되어 있는데 너무나 완벽한 간격으로 비뚤어짐 없이 화장실에 들어가는 타일들보다 작은 사이즈의 타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타일들 사이 틈에는 검은 때가 아예 없었고 정말 많은 투자와 노력이 느껴졌다.
물론 내가 걸어 다닌 곳이 정말 깨끗한 곳이고 부자동네였던 거 같다. 그렇지만 같은 돈을 가지고 있을 때 누군가는 옛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만드려고 할 태지만 누군가는 옛것을 지키고 그것을 유지 보수하는데 돈을 투자할 것이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지만 후자를 선택한 쪽은 고유의 스타일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이런 스타일이 큰 규모로 형성되면 그 동네의 이미지와 브랜딩이 형성이 된다. 그 뚜렷한 이미지로 인해 사람들은 긴자는 이런 곳이었다 하고 각인시킬 수 있는 그런 곳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긴자 거리를 걸으면서 나의 옛 고정관념들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깨끗하고 잘 관리된 곳들을 보다 보니 그냥 굉장히 잘 살고 싶어졌다. 그리고 활발하게 살고 싶어 졌다. 어쩌면 이런 작은 것에 목숨 걸고 유지하는 모습들을 안 봐와서 쉽게 쉽게 생각하며 산 부분이 많은 듯하다.
그리고 특히 옛날엔 명품 매장들이 즐비한 거리를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저런 명품 매장들은 어디든 있으니까 그랬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 누구나 다 아는 대중적인 것이지만 또 최고의 위치에 오른 브랜드끼리 붙어서 경쟁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니 돈이 돌고 경제가 도는 그런 모습이 보였다. 긴자는 어쩌면 뻔해질 수 있는 그런 부유한곳이 디테일관리로 어떻게 차이가 나게 만드는지 아는 곳 같다.
이런 걸 보면서 나도 열심히 잘 살아서 여기에 동참하고 싶게 되는 그런 곳으로 다가온다. 나를 생기 있게 희망차게 만들어주는 정말 좋은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