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비우고, 다시 나를 채우는 연습
‘내가 먹는 것이 곧 나의 몸이다’라는 말이 있다.
몇 년간 과체중을 겪고 있는 나로선 정말 공감되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먹는 것 외에도 자신을 계속해서 무언가로 채우고 있다. 보고 듣고 소비하는 모든 것들 — 그게 결국 나를 만든다.
하지만 그게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평소엔 잘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순간 집중되고, 기분이 좋아지면 그걸로 됐다. 그래서 더 자극적인 것들을 찾아다녔다. 음식도 그중 하나였다.
그랬던 내가, 지금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법을 찾다 보니 ‘명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30분 명상을 해봤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걸 남겨보고 싶어졌다.
처음엔 방바닥에 드러누워 눈을 감았다.
1~3분 정도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런데 5분쯤 지나자 몸의 군데군데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 이건 내가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무시하던 통증이구나.”
찌릿찌릿한 오른손 손등과 손목 주변의 신경들이 느껴졌고, 놀랍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고통이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튀어나왔다.
최근의 일들, 그리운 친구들과의 대화,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면, 가족들과의 불화…
잊고 있던 수많은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그러던 중 이상하게도 무쇠소녀단 2에서 설인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스퍼트를 하고 쉬고, 또 스퍼트를 하고 쉬는 방식의 운동이 맞는 것 같아요."
정확하진 않았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들은 지 4일, 아니 일주일쯤 되었는데… 내가 이런 디테일까지 기억하고 있었다고?
그러고 나서 내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감정 상태는 어떤지, 나 자신을 하나하나 의식적으로 검열해 보게 되었다. 그 결과, 나는 그냥 하루를 살기에 바빠서 내 목표를 잠시 잊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30분이 다 되어갈 무렵, 생각들이 조용해지고 머릿속이 고요해졌다.
그 순간, 내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오늘 뭘 해야 좋을까?”
그런데 ‘나는 오늘 뭘~’까지 말했을 뿐인데,
“나가서 뛰어”라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소름이 돋았다.
이게 혹시 신과의 대화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럼 이 내용을 오늘 글로 써볼까?”
“응.”
이런 식으로 오늘 해야 할 일 네 가지가 순식간에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거의 세 달 만에 브런치를 다시 열었다.
그런데 새로운 ‘멤버십 작가 신청’ 기능이 생겨 있었고, 그 순간 깨달았다.
“아 맞다! 나 올해 목표가 브런치 북 연재였잖아. 근데 왜 이걸 까맣게 잊고 있었지?”
사실 무쇠소녀단 2도 그렇고, 명상에 대한 유튜브 영상도 봤기 때문에 오늘처럼 명상을 시도할 수 있었다.
최근에 방황이 길었기에, 어쩌면 이런 기회가 또 나를 붙잡아 준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나에게 좋은 글, 말, 영상들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나를 자극시키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게 채워주는 재료들로.
(물론 무쇠소녀단 2도 도전이라는 측면에선 꽤 영감을 주는 예능이다.)
그래서 오늘부터 3일 동안 단식도 시작한다.
몸을 비우고, 머리를 비우고, 그리고 그 후기를 하나하나 써 내려가 보려고 한다.
이 모든 건, 다시 일어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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