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현석변호사 Mar 13. 2018

18.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의 사유 및 관련 판례 [1]

의료인을 통제하는 법규는 의료법인바, 의료법을 위반한 의료인에게는 동 법규에 따라 일정한 법적제재가 가해진다. 법적제재에는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이 있다. 형사처벌의 경우 그 행위의 경중에 따라 벌금형에서 징역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행정처분의 종류에는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 의사면허자격취소처분, 의료기관업무정지처분 등이 있는데, 각 행정처분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상당하므로 실무상으로는 형사처벌보다 더 강력한 법적제재로 평가된다.

따라서 의료인은 의료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의 사유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개별 행정처분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 법원은 각 행정처분의 정당성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의 사유와 이에 관한 판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관련 규정

의료법 제66조(자격정지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

2.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

2의2. 제4조제6항을 위반한 때

3. 제17조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진단서·검안서 또는 증명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내주거나 제22조제1항에 따른 진료기록부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수정한 때

4. 제20조를 위반한 경우

5. 제27조제1항을 위반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때

6. 의료기사가 아닌 자에게 의료기사의 업무를 하게 하거나 의료기사에게 그 업무 범위를 벗어나게 한 때

7. 관련 서류를 위조·변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

8. 삭제

9. 제23조의3을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등을 제공받은 때

10.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

2.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

의료법 제66조 제1항은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를 면허자격 정지사유로 규정하면서, 제2항은 그 행위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은 의료인의 품위손상행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실무에서 주로 문제되는 것은 위 제1항 제5호(직무와 관련하여 부당하게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이다.

(처분내용)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해당 의료인에게는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이 부과된다.

[관련사례]

1) 의사가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화장품을 사용하여 간호조무사 등 타인에게 주사한 행위를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 의사가 지방분해흡입시술 중 환자를 강제추행한 사안에서, 강제추행을 위하여 간호사 등 보조 인원이 모두 퇴근한 시간대에 피해자를 따로 불러내어 허벅지에 피하지방분해주사를 놓는 등의 진료행위를 한 것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형사처벌 여부와는 별도로 자격정지 처분이 부과됨)

3.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2호)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란,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 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하고,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거나 개설신고 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였다하여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2629 판결).

이는 의료인이 이른바 사무장병원에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경우를 의미하며, 고령 또는 여타의 사유로 소속 의료기관을 정하지 못한 의료인이 비교적 쉽게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사무장병원에서 근무를 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다. 때로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의료기관이 사무장병원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적발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관한 행정처분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고의가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항변해야 할 것이다.

[사무장병원의 유형]

* 위 3개의 그림은 아래 정책보고서 내용에서 발췌하였음

("사무장병원 등 의료기관의 재정누수 실태와 관리방안", 강희정 외 7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처분내용) 만일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해당 의료인에게는 의사면허 자격정지 3개월처분이 부과된다.

(자진신고 감경) 해당 의료인이 사무장병원에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자진하여 신고할 경우, 해당 행정처분의 3분의 2 범위 내에서 감경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만일 본인이 사무장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후에 알았다면 이에 대하여 자진신고를 함으로써 법적 제재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자진신고에 따른 감경규정은 해당 신고가 자신의 위법행위에 대한 반성적인 조치 또는 국민보건을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행한 행동으로 평가되었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서, 만일 자진신고를 한 의료인이 해당 의료기관에서 근무를 종료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해당 의료기관이 사무장병원이라는 점에 대하여 고발하였다면 해당 감경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하급심 판결이 선고된바 있으므로 주의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