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로 평시 여성 징병제를 도입했다.
그 결정은 단순히 병력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노르웨이는 "진짜 평등이란 책임까지 함께 지는 것"이라며, 남녀 구분 없는 징병 시스템을 공식화했다.
그 뒤를 이어 스웨덴은 2017년, 덴마크는 2025년 7월부터 여성도 징병 추첨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덴마크의 결정은 유럽 전체에 큰 울림을 줬다.
이제 북유럽 국가 대부분이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키는 구조를 갖췄고,
이런 흐름은 러시아와 맞닿아 있는 발트해 연안 국가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성 징병제는 더 이상 낯선 실험이 아니다.
이미 유럽 안보 전략의 새로운 기준점이 되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병력 부족이다.
출산율은 전 세계적으로 급감하고 있고,
자원입대자 수는 줄어드는 반면, 군의 임무는 늘고 있다.
특히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기가 일상화되면서
평시 병력 확충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모든 나토 회원국이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돈만으로는 군을 유지할 수 없다.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는 남성만으로는 부족하다.
평등의 시대, 여성도 ‘지켜야 할 권리’만큼 ‘지켜야 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르웨이는 성평등 국가답게 남녀 구분 없이 징병제를 적용하고 있다.
스웨덴은 2010년 모병제로 전환했다가 병력 부족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증가로
2017년 다시 징병제를 부활시키며,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켰다.
덴마크는 2025년 7월부터 징병 추첨의 성별 장벽을 없앴다.
기존에는 남성만 무작위 추첨을 통해 징집되었지만, 이제 여성도 똑같이 포함된다.
실제 복무 인원은 제한적이지만, 법적으로 ‘여성도 복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는 분명하다.
핀란드나 리투아니아 등도 여성 징병 확대를 검토 중이며,
독일 정치권에서는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의무복무를 부여하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때 징병제를 폐지했던 국가들조차 다시금 의무복무제를 고려하고 있다.
모두가 이 흐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도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 뒤에는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의 강제”라는 반론이 공존한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군 복무는 삶의 중요한 기회를 잃게 만드는 제도”라는 인식이 강하다.
거기에 여성까지 포함시키는 것이 ‘진보’인지,
아니면 국가의 위기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퇴보’인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또한 여성들이 군대 내에서 겪을 수 있는 성차별, 성폭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군 조직이 과연 여성에게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이 될 수 있는가?
이 물음은 제도보다 더 본질적인 질문이다.
여성 징병제는 단지 군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평등과 의무, 자유와 책임, 권리와 국가 사이의 가치 충돌의 현장이다.
평등이란 정말로 동일한 책임을 지는 것인가?
아니면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는 방식으로도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가?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고 이제 독일까지.
그 변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더 많은 나라가 여성을 징병 대상으로 포함시키려 하고 있으며,
그 배경엔 단순한 병력 충원 이상의 국가적 고민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