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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 후보자 “국방·합참 정보본부장 겸직 해제 추진

by 김재균ㅣ밀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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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합참의장 후보자의 메시지

2025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진영승 합참의장 후보자가 던진 발언은 단순한 답변이 아니라, 한국군 정보조직의 향후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신호였다. 그는 “국방부 정보조직 부대개편과 연계해 국방 정보본부장의 합참 정보본부장 겸직 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3성 장군이 동시에 국방 정보본부장과 합참 정보본부장을 맡아왔던 기존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이었다.

지금까지는 한 명의 고위 장성이 국방부와 합참의 정보 기능을 모두 지휘해 왔다. 겉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조직의 복잡성과 폐쇄성을 강화시키는 구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진 후보자의 발언은 이런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고, 보다 전문화된 정보조직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2. 왜 겸직 해제가 필요한가

군 정보조직은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 있다. 북한의 군사 동향 감시,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 분석, 미국과의 공조를 위한 정보 교환까지 모두 이 조직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 명의 장성이 두 개의 거대한 조직을 동시에 지휘하는 체제에서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충분히 확보되기 어렵다.

겸직 체제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업무 과부하 – 한 사람이 두 조직의 수장 역할을 맡다 보니, 정보 수집과 분석, 정책 지원이 모두 피상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지휘 혼선 – 국방부와 합참의 요구가 충돌할 때 어느 쪽을 우선시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해진다.

폐쇄성 강화 – 내부 견제 장치가 약화되어 정보 편향이나 보고 누락 같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

따라서 이번 겸직 해제 방침은 단순한 인사 조정이 아니라, 한국군 정보체계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구조 개혁으로 읽을 수 있다.


3. 진영승 합참의장 후보자가 밝힌 개혁 방향

진 후보자는 “정보본부장의 겸직 해제는 효율적인 임무수행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보수집부대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집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직제 개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본부가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정보 수집과 분석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4. 안보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

진 후보자의 답변은 정보조직 개편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한국 안보의 핵심 현안들에 대해서도 뚜렷한 시각을 제시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그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접경지역 긴장 완화와 우발적 충돌 방지에는 기여했지만, 정보감시능력 저하 등 불리한 점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균형 잡힌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미연합 연습 및 훈련
“정상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연합방위태세의 유지와 실효성 강화에 동의했다. 이는 최근 훈련 축소 논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그는 “조건 충족 시 전환한다는 원칙 하에 우리 군 능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동맹 기반을 유지하되, 한국군의 독자적 역량 강화에도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북한 비핵화 가능성
그는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자발적 비핵화 의지는 없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북한이 헌법에까지 핵무력 정책을 명시한 상황에서 현실적 인식이라 할 수 있다.


북중러 밀착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면서 대북제재를 우회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 전수 가능성은 한반도 안보 지형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5. 군 내부 문제와 신뢰 회복

진 후보자는 최근 합참 내 인사들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상황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군 본연의 임무와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군사기밀이 유출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강한 유감을 표했다. “군사기밀은 법과 규정에 따라 보호돼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 안보의 핵심 정보는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6. 의미와 전망

진영승 후보자의 발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군 정보조직 개혁 의지 – 겸직 해제를 통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정보본부가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만들겠다는 점.
둘째, 안보 현안에 대한 실질적 접근 – 남북 군사합의, 전작권 전환, 한미동맹, 북중러 협력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원칙과 현실을 동시에 고려하는 입장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그의 구상이 실제 정책과 제도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군이 안보 위협의 다층화 속에서 정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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