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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0대의 나라 아일랜드가 K-방산을 선택한 이유

by 김재균ㅣ밀리더스

1. 하늘이 없는 나라, 유럽의 모순

유럽 지도 위에 아일랜드를 놓고 보면, 그 위치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북대서양과 맞닿은 전략 요충지, 미국과 유럽을 잇는 대서양 항로의 관문.
그러나 이 나라의 하늘에는 단 한 대의 전투기도 없다.
창군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국 전투기’가 영공을 지킨 적이 없는 나라.

그들의 하늘은 늘 ‘빌려 쓴 하늘*이었다.
영국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가 스코틀랜드에서 출격해 아일랜드 상공을 순찰하고,
아일랜드는 이를 ‘상호 협력’이라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주권의 위임이었다.
경제적으로는 유럽의 모범이지만, 안보적으로는 여전히 ‘의존국’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이 자주 말하던 “우리는 평화의 나라”라는 문장은
이제 “우리는 무방비의 나라”라는 비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아일랜드 방산.png

2. 러시아의 그림자가 드리운 하늘

2024년 초,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가 아일랜드 인근 공역까지 접근했다.
이 사건은 아일랜드 사회 전체를 흔들었다.
언론은 ‘하늘 없는 나라의 위기’라 보도했고, 시민들은 처음으로 ‘국방’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아일랜드 정부는 대응 전투기를 출격시킬 수 없었고,
결국 영국 공군이 긴급 출격해 러시아 폭격기를 감시했다.
아일랜드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하늘은 평화롭지만, 평화를 지킬 수단은 없다.”

이 발언은 전 세계로 퍼졌다.
한 국가가 주권의 상징인 영공 방위권조차 행사하지 못한다는 현실,
그것은 단순히 군사력의 부재가 아니라 정체성의 결핍이었다.


3. 세계 최저 수준의 국방비, 복지와 안보의 딜레마

아일랜드의 GDP 대비 국방비는 0.2%. 유럽 평균(2%)의 10분의 1이다.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며, 유럽연합 전체에서 꼴찌권이다.

이유는 명확했다. 국가 정책의 초점이 항상 복지와 경제 성장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 의료, 주거 복지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평화롭기 때문에 군비가 필요 없다’는 믿음이 오랜 시간 국민 정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구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완전히 뒤집혔다.
유럽 각국이 방공망을 강화하고 NATO 가입국들이 국방비를 대폭 늘리는 동안,
아일랜드만은 여전히 ‘평화의 섬’이라는 낭만에 머물러 있었다.

결국 그들의 복지 모델은 안보의 현실 앞에서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평화는 공짜가 아니다” — 이 명제가 다시 한 번 증명된 것이다.


4. 트럼프의 경고와 유럽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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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경험은 나를 단련시킨 인생의 전장이었고, 길러낸 멘탈과 리더십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2개의 스타트업을 이끄는 군인 CEO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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