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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520명 → 7명, ROTC 붕괴 현실화”

by 김재균ㅣ밀리더스

1. 대한민국 군의 심장, ‘소대장’이 사라지고 있다

2025년, 한국 육군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야전에서 소대를 지휘해야 할 초급 장교 1,100명이 부족하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전투 단위의 붕괴’라는 경고음이다.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전장을 이끄는 사람,
그가 바로 소대장이다.
병사 30여 명을 지휘하며, 직접 현장을 누비는 리더.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육군은 그 ‘창끝’을 잃어가고 있다.

OBS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올해 전국 108개 대학 학군단(ROTC) 중 13곳이 임관자 10명 미만에 그쳤다.
그중에는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부산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문대가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대는 단 7명, 고려대 5명, 한양대 2명.
지방거점국립대인 부산대조차 8명에 불과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ROTC의 역사적 첫 기수가
무려 520여 명이던 것을 생각하면,
이 수치는 단순한 감소가 아니라 제도 붕괴 수준이다.


ROTC.png


2. ROTC, 더 이상 ‘엘리트 코스’가 아니다

1960년대 ROTC는 군의 자존심이었다.
대한뉴스에 등장하던 ‘젊은 장교 후보생들의 하계 전투훈련’은
국민들에게 ‘군인의 꿈’과 ‘국가의 자부심’을 상징했다.
그 시절 대학생에게 ROTC는
“국가가 인정한 리더의 길”이었다.

그러나 2020년대를 지나며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ROTC는 “시간과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으로 인식된다.
동기들은 해외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스타트업을 차리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ROTC 후보생들은 방학 내내 군사훈련을 받는다.
졸업 후에도 임관과 동시에 장교로 복무해야 하기에
‘진로의 자유’를 잃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과거 ROTC가 ‘리더십의 등용문’이었다면,
이제는 ‘희생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이 인식의 전환이 ROTC 몰락의 근본 원인이다.


3. 초급간부 이탈, 시스템의 균열이 시작됐다

학군단 임관자 수가 줄어든다는 건 단순히 ‘입구’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미 복무 중인 초급간부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정년 전 자발적으로 전역한 간부는 2,869명.
이는 작년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이유는 명확하다.
‘사명감’ 하나로 버텨온 조직이었지만,
현실의 처우는 그 사명감을 지탱하지 못했다.

대위의 실질 급여는 세전 300만 원대,
부사관의 평균 복무기간은 8년을 넘기지 못한다.
전문성보다 행정·서류업무가 과중되고,
전우애보다 보고체계가 우선시되는 현실.
그 속에서 젊은 간부들은 하나둘 ‘군을 떠나는 선택’을 하고 있다.

결국 “임관하는 사람도 줄고, 남는 사람도 줄고” 있는
이중공백의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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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경험은 나를 단련시킨 인생의 전장이었고, 길러낸 멘탈과 리더십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2개의 스타트업을 이끄는 군인 CEO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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