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사건의 시작이 아니라, 가장 마지막에 검토되어야 할 주장에 가깝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은 ‘무엇을 생각했는가’보다, ‘무엇을 했는가’가 먼저 분명히 정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국적의 고교생 A군과 B군은 2025년 3월 21일 오후, 수원 공군기지 인근에서 전투기의 이·착륙 장면을 촬영하던 중 이를 목격한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 장면만 놓고 보면 우발적인 사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수사 결과 드러난 행위의 전체 흐름은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이들은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3월까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A군은 세 차례, B군은 두 차례 입국했으며, 그때마다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촬영을 이어갔다. 촬영 대상은 전투기의 이·착륙 장면, 활주로 인근 상황, 관제시설 주변 환경 등이었고, 그 횟수는 수백 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촬영 장소 역시 단순한 민간 공간이 아니었다. 수원 공군기지를 포함해 오산 공군기지, 평택 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대한민국과 한미 연합방위체계의 핵심 축을 이루는 군사시설 4곳이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까지 촬영 범위에 포함되면서, 이들의 행위는 단순한 ‘항공 사진 취미’라는 설명으로는 더 이상 설명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A군의 경우, 중국산 무전기를 사용해 공군기지 관제사와 전투기 조종사 간 교신을 듣기 위해 감청을 시도한 정황까지 확인됐다. 실제 주파수를 맞추지 못해 감청에 성공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군 통신을 대상으로 한 접근 시도 자체가 이미 군사 정보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행위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더 나아가 일부 촬영 사진이 SNS와 위챗 단체 대화방을 통해 외부로 공유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이 사건은 ‘촬영’ 단계를 넘어 ‘정보 유통’의 문턱까지 넘어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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