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라는 조직은 명령과 복종으로 움직이지만, 그 작동 원리의 가장 깊은 뿌리에는 신뢰와 책임이 놓여 있다. 특히 바다 위에서 영토와 해상교통로를 지키는 전투함의 지휘관은 단순한 관리자나 행정 책임자가 아니다. 수백 명 승조원의 생명, 그리고 국가 안보라는 무게를 동시에 짊어진 존재다. 그렇기에 전투함 지휘관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그 어떤 보직보다도 엄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전해진 한 해군 함장의 사건은 군 조직의 근간을 다시 묻게 만든다. 사건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군 제3함대 소속 1,500톤급 호위함 전남함이 임무 수행 도중 갑작스럽게 작전 구역을 이탈했다. 상부에 보고된 사유는 ‘장비 고장으로 인한 긴급 수리’였다. 전투함의 장비 이상은 곧바로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군 당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고, 전남함은 다음 날 새벽 제주 기지로 입항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군 감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보고된 장비 고장은 사실이 아니었고, 함정에는 어떠한 결함도 존재하지 않았다. 긴급 수리 요청은 철저히 꾸며진 허위였으며, 그 배경에는 함장의 개인적 목적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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