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채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문제가 군 복무 기간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병사들이 전역 후에도 채무를 안고 사회로 나간다. 신용점수가 이미 떨어진 상태에서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금융 거래는 제한되며, 일부는 불법 대출로 더 깊은 수렁에 빠진다. 국가가 병사에게 지급한 월급이, 결과적으로는 청년의 사회 진입을 더 어렵게 만드는 구조로 변질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정책 설계 실패의 후폭풍이다.
더 나아가 지휘 체계의 책임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현재 병사의 금융 문제는 대부분 개인 영역으로 분리돼 있다. 부대 지휘관은 생활 지도와 근무 관리에는 관여하지만, 병사의 경제 상태는 사실상 사각지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채무는 병사의 정신 상태와 근무 태도, 대인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결국 이는 부대 관리의 문제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현재 군에는 병사의 금융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개입할 공식 권한과 시스템이 거의 없다.
지휘관에게 책임만 요구할 수는 없다. 애초에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도구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담 인력은 부족하고, 금융 전문성은 없으며, 외부 기관 연계도 제한적이다. 병사 월급은 중앙에서 결정했지만, 그 후속 관리 부담은 현장에 떠넘겨진 셈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대비가 된다. 이스라엘 군은 병사 급여와 별도로 생활비 성격의 계좌를 분리 운영하며, 일정 금액 이상은 자동 저축으로 묶는다.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은 징집 대상 청년에게 기본적인 금융 교육을 의무화하고, 군 복무 중에는 국가가 관리하는 상담 시스템을 통해 투자·대출 행위를 제한하거나 사전 점검한다. 이들은 병사를 단순한 복무 인력이 아니라, 복무 이후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청년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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