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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사는 사라지는데, 드론부대는 늘어난다

by 김재균 밀리더스 리스펙솔저


‘미래전’이라는 이름 아래 더 복잡해지는 한국군의 드론 전략

군 조직에서 어떤 부대가 만들어진다는 건 단순한 편제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곧, 군이 미래 전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선언이다.

그런데 최근 육군의 행보를 보면, 그 선언이 하나의 방향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흩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지난 1월 28일, 육군은 11사단 예하 기계화보병 부대의 한 개 중대를 ‘드론유닛’으로 지정해 소규모 창설 행사를 진행했다. 소형 정찰 드론과 사격 보조 드론, 다족 보행 로봇 등 유무인 체계를 실제 전투 환경에 적용해보기 위한 중대급 실험 부대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불과 며칠 전,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각 군과의 기능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을 이유로 드론작전사령부 폐지를 권고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처음으로 통합 운용을 시도했던 합동 드론 조직이 해체 수순에 들어간 바로 그 시점에, 육군은 자체 드론부대를 새로 만든 것이다.


겉으로 보면 드론 역량을 강화하는 듯 보이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이미 육군에는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드론봇전투단’이 있고, 지난해에는 육군 36사단이 소형·대(對)드론 분야 실증 전담 부대로 지정됐다. 여기에 이번 11사단 드론유닛까지 더해지면서, 드론 실험 부대만 세 갈래로 늘어난 셈이다.


군은 “각각의 임무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36사단은 보병 중심, 11사단은 기계화보병 중심, 드론봇전투단은 보다 상위 개념의 실험 조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밖에서 보면 하나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 모든 실험 결과는 과연 어디로 모이는가.


통합은 사라지고, 분산만 남았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지난해 “50만 드론 전사 양성”이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자문위원회 역시 드론사 해체 이후 “드론 전투 발전 방안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말은 통합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합동 전투 부대였던 드론사는 사라지고, 육군·해군·공군·해병대가 다시 각자 드론 역량을 키우는 구조로 되돌아가고 있다. 하나로 묶였던 실험과 교훈이 다시 군별 칸막이 안으로 흩어지는 모양새다.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신종우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평가한다. 드론봇전투단과 36사단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드론사가 폐지되자, 각 군이 서둘러 ‘드론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투 실험 → 분석 → 교리 반영 → 전력화라는 정상적인 발전 경로 대신,

부대만 늘고 체계는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험 부대는 늘었는데, 장비는 제자리

11사단 드론유닛이 보유한 장비를 들여다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근거리 정찰 드론, 사격 보조 드론, 다족 보행 로봇 등 일부 시제 장비가 배치됐지만, 현대전의 핵심으로 떠오른 소형 공격 드론은 없다. 드론사가 도입했던 폴란드산 자폭 드론 ‘워메이트’ 같은 체계도 포함되지 않았다. 훈련 홍보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다목적 무인차량 역시 아직 양산 전 단계의 시제품이다.


한 군 관계자의 말은 직설적이다.

“이전에 쓰던 드론에서 거의 변화가 없다. 전력화는 제자리인데 실증 부대만 늘리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실험을 하려면 실험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드론유닛은 ‘미래전 실험’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미래전 장비는 부족한 상태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북한

이 사이 북한은 이미 드론을 실전 훈련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전방 부대 관계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반영해 소형 드론을 활용한 훈련을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다. 한국군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재래식 전력 우위가 드론이라는 변수 하나로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경고다.

즉, 지금은 보여주기식 창설이 아니라, 속도와 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다.


드론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육군은 말한다. 드론유닛은 드론사 폐지 이전부터 준비된 계획이며, 11사단은 기계화보병이라 36사단과 실험 영역이 다르다고.

그 말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한 건 따로 있다.


지금 한국군의 드론 정책에는 최종 종착지가 보이지 않는다. 누가 전체를 설계하는지, 어떤 실험이 교리로 연결되는지, 어느 단계에서 전력화가 결정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드론사는 사라졌고, 대신 여러 개의 ‘작은 실험’만 흩어져 있다.


미래전은 부대 숫자로 대비되지 않는다.

기술은 통합으로 완성되고, 전력은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

드론유닛 창설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그것이 또 하나의 상징적 부대에 그친다면, 우리는 몇 년 뒤 다시 같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많은 실험을 했는데, 전장은 여전히 준비되지 않았는가.

드론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부대가 아니라, 하나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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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 인재교육과 정책·경영 분야에서 활동하며, 국방인재교육기업 ㈜밀리더스를 운영하고 콘텐츠 플랫폼 ‘리스펙솔저’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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