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퍼스>

by 나자영

요즘 수요일마다 T멤버십으로 극장 할인권이 생겨서 거의 수요일마다 극장을 가는 것 같다.

지난 수요일에는 충동적으로 같은 날 저녁에 상영하는 영화 <호퍼스>를 예매했다.

퇴근 시간은 6시. 영화 상영 시간은 7시.

칼퇴 후 부랴부랴 영화관으로 갔다. 영화관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저녁 시간대여서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많았다. 대부분 직장인들이었다.


영화가 시작하고 관객들은 금세 영화의 세계관으로 들어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비버가 너무 귀여워서 삶에 찌들어사는 직장인들마저 동심으로 돌아갔다.

다 같이 웃고, 안타까워하며 몰입하는 게 극장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영화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자면, 동물판 아바타다.

아바타 같은 기술을 이용해서 동물 세계, 자세히 말하자면 비버 세계로 들어가는 이야기다.

인간과 동물, 자연의 조화에 대한 사유를 하게 되는 영화다.

무엇보다 명대사 하나가 기억에 남는데, 바로 주인공의 할머니가 고요한 호수 같은 곳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했던 대사다. "화가 날 때 자연을 봐. 그럼 화가 가라앉아".


우리는,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사는 우리는, 빌딩 숲에 갇혀 하루 종일 하늘 한번 못 보고, 해 한번 못 보고 그렇게 자연과 단절되어 살아간다.

때로는 나도 이런 화창한 날씨에 하루 종일 회사 건물에 있는 내 모습을 보며 내 삶이 많이 피폐해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짧은 점심이지만 잠깐이라도 건물 밖으로 나가서 산책을 하고, 햇살이 좋은 주말에는 야외러닝을 하려고 한다.


살기 위해서 이런 치열한 삶을 모두 살아건다지만, 결국 남는 것이 무엇일까 가끔 생각한다.

<미생>의 대사가 많이 떠오로는 요즘이다.


"우리를 위해 열심히 사는 건데.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어."


조금이라도 덜 피해를 보기 위해서 오늘 오후에는 햇살을 맞으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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