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무게

by 나자영

모든 날들이 다 똑같은데 유난히 무겁게, 또 유난히 가볍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월요일은 무겁게 느껴지고, 오늘 같은 금요일은 가볍게 느껴진다.


금요일은 출근하는 길도 가볍다. 오늘만 지나면 주말이라는 생각으로 하루정도는 버틸만하다. 제발 아무 일도 터지지 마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마라, 주문을 외우며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덧 퇴근시간이 되고 마음이 한없이 자유로워진다.


이번 주는 유난히 힘든 한 주였다. 그래서일까, 퇴근하고 이런저런 장을 보고 집 현관문을 여는 순간 울음이 터져버렸다. '너 T야?'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요즘 나는 눈물이 메마른 사람인데 말이다. 울음이 터져버린 나를 보고 내가 깜짝 놀랐다. 나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집에 들어온 것 자체로 감격스러울 만큼.


힘들면 울면 된다. 당연한 말이다. 그렇지만 울음이 터지기 전에 나를 조금 더 보듬어주는 건 중요한 것 같다. 너무 자주 울어버리면 내 마음이 힘들어지니까.


오늘은 무엇으로 나를 보듬어줄까, 저녁을 먹으며 곰곰이 생각해 봤다. 밥친구 유튜브 콘텐츠 말고 뭐가 좋을까 생각해 봤는데 뭐니 뭐니 해도 이렇게 글을 쓰는 게 나에게 큰 위안이 된다. 이번 주 내내 '글쓰기 카톡방'에 한 줄이라도 글 쓰는 챌린지를 했다. 매일 아침 출근 또는 퇴근 시간에 나는 꼬박꼬박 글을 올렸다. 그런데 충분히 숨을 고르고 생각하고 글을 쓴 게 아니라 쫓기듯이 썼던 것 같다. 숙제라는 느낌이 들어서라기보다 출퇴근이 너무 고단하고 마음이 바빠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같이 이렇게 두 발 쭉 뻗고 따뜻한 침대 위에 앉아 여유롭게 글을 쓰는 시간이 나에게는 새삼 너무나도 소중하다. 이런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었는데 너무 소중한 시간이 되어버렸다.


이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이번 주말에도 할 일이 수두룩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사실 여유로운 건 아니지만, 내가 만들어낸 여유로움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즐기고 싶다. 이제 글을 다 쓰고 나면 책 한 권을 펼쳐놓고 다시 고요한 시간을 보내야지.


이번 한 주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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