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자...

by 나자영

한동안 거의 매일 브런치에 글을 올리다가 2주 만에 글을 올린다. 마치 멀리 떠나 흥청망청 놀다가 돌아온 탕자에 마음으로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사실 멀리 떠나 흥청망청 놀긴 놀았다. 남들보다 일찍 설 연휴를 갖고 본가에 다녀왔다. 본가에 오랜만에 내려가니 먹여주고 재워주고 청소 빨래 하나 신경 쓸 게 없었다. 신생아가 된 것 같았다. 집에서는 눈에 할 일이 계속 보여서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본가에서는 손 하나 안 움직였다. 밥만 잘 먹어도 우쭈쭈 해주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물론, 하루가 지나니 조용한 나의 자취방이 그리웠던 건 안 비밀.


혼자도 좋지만,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가족이 최고다. 이 세상에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해 주는 건 부모님 뿐이다. 그런 부모님이 하루가 다르게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우리 아빠는 숱이 많은 검정 머리가 늘 자랑이셨는데 이제는 머리도 희끗희끗해지고, 엄마는 반짝이는 기억력이 젊은 나보다 좋았는데 이제는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하신다. 세월이 너무 야속하고 아깝다. 이 아까운 세월을 조금이라도 잘 보내야지.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나만 남으면 어떡하나, 그런 이기적인 생각부터 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집에 돌아오니 좋기는 좋다. 나의 루틴을 다시 되찾고, 이렇게 글을 다시 쓸 수 있으니 말이다. 느긋하게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집안일을 하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점심으로는 요즘 왜 이렇게 당기는지 모르겠는 순대국밥을 먹었다. 이왕 나간 김에 도서관에 들러서 책을 반납/대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저녁에 먹을 샌드위치를 샀다.


이제 진짜 새해가 밝았으니 나의 건강을 챙기려고 한다. 일일 칼로리 권장량과 단백질 섭취량까지 따져가면서 말이다. 운동은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으니 먹는 걸로라도 건강을 챙겨야 할 것 같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마음이 급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 표현할 시간이 많이 없는 것 같고, 나를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 것만 같다. 그래도 이런 조급한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의미 있게 보내야지. 무의미한 관계는 최소한으로 하고 나에게 집중하고, 나와 잘 지내는 한 해, 그래서 남들과도 잘 지내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연휴의 마지막 주말을 잘 보내보려고 한다. 최강희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 <안녕? 나야!>를 다시 정주행 하며 오늘을 마무리하고, 내일은 글쓰기 교육에서 숙제로 준 책을 읽어야지. 세월을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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