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여행 전에 전주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
작년에도 삼일절에 전주에 갔었다. 한옥마을에서 옥가락지 같은 반지를 하나 샀다. 그동안 어딘가 숨어있었던 그 반지를 다시 찾아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부터 검지에 끼고 다녔다. 전주를 추억하며, 전주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
보통 다른 안내지들은 다 버리는데, 전주한옥마을역사관, 경기전 안내지는 집에 그대로 있었다. 주말에 우연히 찾은 안내지들을 가지고 카페에 가서 읽었다. 그때의 들뜬 기분을 추억하며, 전주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
전주가 고향인 아는 언니에게 연휴 동안 전주를 간다고 얘기했다. 언니는 (고향이기 때문에) 왜 그 재미없는 곳을 가냐고 물었지만, 들뜬 나를 보며 여기저기 구경할 곳들을 추천해 주었다. 전주 언니를 만나며, 전주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
사실 전주 여행은 예약했을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기차를 예매와 숙소 예약을 한 그때부터 나의 여행은 시작된 것이었다. 이번에는 어디로 돌아다니면 좋을지 즐거운 고민을 하며, 매일 출퇴근 길에 네이버 지도를 열고 전주를 원격으로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전주에 도착했을 때, 지도에서만 봤던 길과 상점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을 때, 나는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에게, 전주>
이병천
프롤로그 中
"전주의 모든 이름 앞에는 당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여전히 여기 존재하는 셈입니다 여기 이 기록들은 전주에서 제가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풍경들, 맛난 음식들, 안락한 잠자리들, 벌어지고 일어난 사건들에게 붙인 당신의 이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