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경계, 삶의 경계

여행의 생각2

by 레쏘


창 너머 저 멀리 물의 경계가 보인다. 바다와 강의 경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릴 때 강물이 바다를 가득 채운다고 생각했었다. 어린아이의 생각이라 어리석다 할 수 있지만, 물의 순환이란 게 하늘에서 내린 비가 결국 바다로 흘러드는 것이니 틀리다고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싶다. 그렇게 보면 민물과 짠 소금물 외에 강과 바다의 경계를 정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어 보인다.


이 풍경을 바라보는 나는 도저히 경계를 정할 수 없는 거대함 앞에 선 기분이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이라는 거대함 앞에서 나의 정체성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긴 시간이 지난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경계를 넘어선 지금의 내가 마치 푸르른 숲을 지나던 강 상류로 되돌아가고싶은 시냇물 같은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깊은 바다로 나아가려고 한다. 그래야 다시 구름이 되어 높은 산 위에 오를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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