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띠를 시작한지 1년 반만에 눈에 띄게 느껴지는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민주주의를 주제로 이야기 나눌 때에 조직의 민주주의가 여의도와 티비에서 벌어지는 정치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인데요. 민주주의 플랫폼 벤처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빠띠를 찾아오는 분들도 이젠 조직 내에 민주주의 시스템과 문화를 어떻게 도입할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습니다.
다양한 형태와 상황의 조직들을 만날때마다 빠띠에서는 민주주의를 조직에 도입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도전의 연속임을 미리 말씀드리곤 합니다. 조직의 현상태가 어떠한지, 얼마나 많은 구성원들이 조직의 변화를 바라는지, 이 일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지 같이 하나 하나 살펴보며 적합한 접근법을 설명해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민주주의 플랫폼을 도입하는게 아니라 문화를 도입하는 과정임을 알려드리고 오랜 시간과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또한 모든 과정과 결과가 같지 않다는 것도 고려합니다. 어떤 조직은 구성원들이 더 편하게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미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조직은 의견을 모으고 기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모든 결정이 만장일치, 혹은 다수결로 이뤄져야 하지도 않습니다. 상황에 맞게 필요한 만큼 적절한 방법과 단계를 거치는 것은 개인보다 조직의 경우에 더욱 중요합니다.
도구를 도입한다는 것은 그 도구를 만든 사람들의 문화를 도입하는 것이고, 그 문화에는 다수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가치관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빠띠는 빠띠를 도입하는 분들에게 이 도구를 도입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더욱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끼며 함께 조직을 만들어나간다고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한 기능들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화가 조직 내에 확립되는 것을 의도합니다. 또한 조직과 조직의 문화를 어떤 한두사람의 것이 아닌 그 조직을 거쳐간 사람들이 함께 만든 역사로 인식합니다. 등산로를 지나간 사람들이 각자 한두개씩 얹어서 만들어지는 돌탑처럼 우리의 조직을 바라보고, 그걸 모델로 할때 기능은 어떻게 배치되는지, 소통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저희를 찾아오시는 분들과 이렇게 나누는 이야기들을 엮어서 '빠띠를 활용한 민주적인 조직 만들기' 가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엔 빠띠라는 팀이 지향하는 가치와 원칙들, 노하우들이 담길 예정입니다.
가이드 읽기: https://parti-xyz.gitbooks.io/org-guide/content/
민주주의 플랫폼 벤처 빠띠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민주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문화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망원경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넓어졌듯이,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문화가 발전하는데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한편으론 그렇게 만든 기술을 활용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우주를 탐구하려는 사람들이 문화가 정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와 동료들이 민주적인 환경과 문화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선구자들에게 필요한 플랫폼과 가이드를 빠띠는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