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한국계 그리고 국가대표

그때 그때 달라요

by 낮에 뜨는 별


:귀화 그리고 한국계, 국가 대표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1. 오주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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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선수는 케냐 출신 선수다. 그의 고향은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 투르카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내가 사랑하는 코어가 있기에, 그쪽 지역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눈에 선하다. 비주류 소수민족 출신으로 염소를 키우며 자식을 키웠던 홀어머니를 생각하며, 달리고 또 달렸다.


그를 알아보고 아버지의 역할을 해준 한국인 오창석 감독은 새로운 길을 열어준 사람이다.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지도하고, 귀화를 도왔다. 마라톤이라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 스승과 제자의 합이 아름답다. 큰 스승은 두달 전에 세상을 떠나셨고, 아마 제자는 영적인 아버지와 고국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뛸 것 같다.


그의 이름에 그래서 환호하거나, 기특하다는 식으로 기사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그의 이름 뒤에는 33년의 보이지 않는 삶의 궤적이 담겨있다. 만약 100% 한국인(이 존재할까 싶지만)으로 세계 1위로 주목받는 국내 마라톤 선수가 있었다면 오주한 선수를 주목했을까? 이렇게 급하게 특별귀화를 허락했을까?


새로운 길을 열어준 한국에 대한 애정은 애정으로 바라보고, 언론사는 기특하다는 시선, 메달을 따더라도 과잉 자부심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그가 흘린 땀과 열정, 그를 영혼의 아버지로서 이끌었던 고 오창석 감독과 고향의 어머니, 모두에게 진한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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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선수, 어머니를 위해 달린다

https://www.donga.com/news/Sports/article/all/20210402/106208724/1


오주한 선수,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72616012849474&VN



2. 태국으로 귀화신청한 최영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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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석 감독은 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20년간 태국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스포츠 외교에 힘썼다. 우리나라 언론은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으로 금메달을 따야 하는데, 외국에 한국인 지도자들이 가서 위협이 된다고 '부메랑 효과'라는 말을 써왔다. 최영석 감독은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태국으로 귀화신청을 했다. 이유는, "외국인 감독 밑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태국인들 입장에서 태국인 감독 밑에서 지도받은 태국인들이 메달을 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점"이었다. 히딩크 감독을 생각할 때, 그가 우리나라에 와서 20년간 한국 축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자신의 제자들과 한국을 위해 귀화를 선택한다고 하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최선을 다했다. 정말 멋진 지도자였다. 그와 제자들이 합을 맞춰 이뤄낸 성과에 대해 박수를 쳐주자. 그리고 한국인이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 뭔가를 선물하듯 해줬다는 식의 시혜적 기사보다, 그들이 가진 힘으로 최선을 다한 결과였음을 박수쳐주자.




태권도는 가장 평화롭고 관용적인 스포츠라고 하지 않는가. 어떤 시설도 필요없고, 도복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는. 메달이 가장 골고루 나오고 약소국에게도 희망을 주는 멋진 스포츠인 태권도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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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신청한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 '최영석'

https://www.yna.co.kr/view/AKR20210207014500076


올림픽 메달은 국력순이 아니잖아요. 가장 평화롭고 관용적인 스포츠 '태권도'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72611190004635?t=20210726110100&utm_source=dablezp




3. 한국계 선수들



꼭 올림픽때가 되면 '한국계' 선수들을 찾는 기사들이 나온다. 특히 그들이 가진 재능이 뛰어나 그 나라의 메달 후보가 되었을때 더욱 그러하다. 그의 재능을 알아봐준 나라는 왜 우리가 아니었던가. 어떨땐 혼혈, 어떨땐 다문화, 어떨땐 한국계. 그냥 그는 그다.


한국계 선수는 능력과 존재를 입증해야 그를 한국인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편협한가. 수많은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해도, 그게 쉬운 일인가? 우리나라는 G7 선진국이니 이야기 해도, 여전히 해외입양이 전체 입양의 2/3를 차지하고, 부모의 사생활보호 권리가 자녀의 알권리보다 우선하는 현실이 부끄럽다.


다문화가정 자녀인 김소니아. 그는 5살까지 한국에 살다가 루마니아로 돌아가서 살았다. 그러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소니아는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을 차별한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성공하고 싶은 꿈도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는 겪지 않았지만 아시아계가 적은 루마니아에서는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남들과) 조금 달라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긍정적인 부분을 사람들이 더 많이 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는 일본국적을 선택했지만, 흑인으로서의 자신 정체성을 긍정한다. 일본 역시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해서 그에게 SNS로 '표백제'가 필요하다 댓글 다는 사람들의 인식과도 싸우고 있다. 그가 일본 내 인종차별 문제를 부각하는 나이키 광고의 시작이 되었고, 재일 한국인들에 대한 차별을 광고가 다뤘을때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의 인종차별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 비판적 성찰이 국내에 실재하고 있는 인종차별에 침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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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누비는 한국계 선수들

https://news.joins.com/article/24113602


해외입양: '아기 수출국이었던 한국, 개인의 알 권리 왜 간과하나요'

https://www.bbc.com/korean/features-53146758


나이키 재팬 인종차별 광고, 도화선은 오사카 나오미였다.

https://www.sporbiz.co.kr/503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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