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영원히>가 깨우는 나의 꿈

중년에 다시 쓰는 일기

by 다시

신해철과 넥스트는 나의 학창 시절의 '등대'였습니다. 가사 한 줄, 한 줄을 교과서처럼 외우며 진리처럼 믿었고 나중에 신해철의 라디오방송을 들으며 삶의 위안과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하늘로 떠났을 때, 밤새 울며 그의 노래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넥스트 1집에 <영원히>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자꾸 잊었던 꿈이 생각이 납니다.

먹고살기 위해 묻어둔 꿈. 뒤로 미루고 저 깊은 곳에 묻어두지 않으면 내가 약해질 것 같아서 외면했던 꿈을 떠오르게 합니다.


"우리 하나둘씩 흩어져 세월 속에 흐릿하게 잊혀져간 약속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다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세상에 길들여짐이지. 남들과 닮아가는 동안 꿈은 우리 곁을 떠나네."


이렇게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가사들이 듣는 내내 나를 괴롭힙니다. 만취해서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눈물이 앞을 가리기도 하지요. 학창 시절 신해철의 노래들은 알 수 없는 힘을 줬는데, 이제는 눈물이 나게 합니다. 그가 외쳤던 꿈과 도전, 변화에 대한 의지를 나는 실천하지 못하고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자괴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꿈.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꿈은 중요하고 소중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말하기보다는 혼자서 간직하고 몰래 키우는 것이 더 익숙해져 버렸지요.


식구들이 잠든 밤에 혼자 거실에 앉아 헤드폰으로 <영원히>를 들었습니다. 같은 노래를 몇 번씩 다시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묻어둔 나의 꿈이 나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이젠 정말 다 잊었다고 나는 지금 열심히 하루하루 회사를 다니는 것이 최선의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우연한 대화로 내 안에서 고개를 든 그 꿈이 이제는 또렷하게 기억이 나네요.


나는 아직 꿈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꿈꾸는 소리 하지 말라고 그렇게 주변에서 잔소리를 들었는데 이제는 철 좀 들라며 핀잔도 많이 받았는데..

그렇게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해서 그저 묻어두며 살았던 꿈이었는데 이 꿈이 다시 고개를 드네요.


청춘의 시절엔 그 꿈으로 돈도 벌고 목표도 이뤄야 할 것 같아서 너무 압박감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년이 된 이제는 먹고 살 방법이 생긴 덕분인지 굳이 꿈에 올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꿈을 키울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벌면 경제적으로야 도움이 되겠지요.


글에 대한 꿈을 잊지 못해 브런치에 글을 쓰듯이,

업무 때문에 사진을 찍다가 '나만의 사진'을 찍고 싶다는 꿈이 생기듯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미뤘던 꿈이라면 그 꿈에서 경제적인 것을 빼고 그저 키우고 추진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것도 중년이 주는 선물일지 모르겠네요.


좋아하던 가수의 노래로 고개를 내민 꿈을

어떻게 키워갈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