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가?
나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가: 절실함
“이민 와서 가장 힘든 게 뭐였어요?”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다.
“돈이에요. 당장의 생활비요.”
이민 초기에는 모든 게 빠르게 사라졌다.
환율에 놀랐고, 예상보다 높은 물가에
계획해 둔 자금은 물 새듯이 금세 바닥이 났다.
일을 하려고 해도 영어가 안 되니 할 수 있는 일은 적었고
현지에서 벌 수 있는 수입은 턱없이 부족했다.
우리 가족이 안정된 일을 잡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이들 교육비, 렌트비, 자동차 유지비등등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훨씬 많아져가는 상황에
매달 통장을 확인하는 일이 점점 두려워졌다.
한국에 두고 온 아파트가 있었지만
전세금은 이미 초기 정착비와 계속된 부족한 생활비를 채워서 살아가야 했기에 잔고가 계속해서 줄어갔고
남은 건 ‘언젠가 팔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뿐이었다. 불안했었다. 결국 나도 돈만 잃고 다른 이들처럼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끝없는 불안감과 두려움은 나를 너무나 힘들게 했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살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미래에 대한 나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한 방법으로
누구도 보지 않는 작은 블로그에
**“지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상황”**이라는 걸 알았기에
물론 처음부터 글쓰기 초보자인 나는 긴 글을 쓸 수는 없었다.
조심스럽게
조금씩 적어 내려갔다.
어떤 날은 댓글 하나에 크게 기뻤고,
어떤 날은 아무 반응도 없어 마음이 공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느낀 건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
나는 글을 단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지는 않고 있다.
그건 절망과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 준 작은 희망이었기에
매일 바뀌는 변덕스러운 내 마음을 적으며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도 수익은 없다.
그저 내 삶의 한 부분에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작은 글쓰기는
“앞으로를 준비할 수 있다”는
내 마음의 버팀목이 되었다.
지금, 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경제적으로 너무 벼랑 끝에 서 있다면
나는 글쓰기를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당신도 당신만의 희망을 꼭 하나 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게 글쓰기든, 그림이든, 작지만 나를 살리는 무언가를 “
내가 글을 쓰기 시작했던 그날,
나는 돈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채우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