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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타 May 04. 2018

재수 선행반 라이프

재수생의 재수 라이프 2

재수생의 재수 라이프 2.



사실상 준 선행반


1. 6 to 10의 시작


 2013년 1월 말, 새벽 6시에 일어나 저녁 10시까지 달리는 재수 라이프가 시작됐다.

      

 재수학원의 한 반에는 보통 50~60명의 사람이 있다. 그러나 당시 준 선행반에는 6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나 같은 학생들을 꼬드기기 위해 프로젝트 성격이 짙은 반이었기에 저 정도의 사람밖에 없었다. 특목고 나온 사람도 있었고 삼수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냥 쓱 한 번 둘러보고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6시에 일어나 7시에 학원 버스를 타고 8시쯤에 학원에 도착했다. 1시간 동안 공부 및 조례를 했다. 9시부터 12시까지 수업을 듣고 12시에는 어머니가 새벽에 싸주신 도시락을 까먹었다. 1시부터 5시까지 다시 수업을 듣고 종례를 했다. 6시에는 저녁을 먹고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했다.


 고등학교보다 훨씬 빡센 스케줄이었다.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냥 남들보다 조금 일찍 재수를 시작해 적응을 빨리 한다는 거에 의의를 두고 다녔다.



2. 재수생의 마음가짐


 재수를 결심하고 다짐한 게 있다. 닥치고 공부만 하기. 재수생의 7할이 실패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 천 만원을 때려 박는데 7할의 실패자가 되면 진짜 우주의 먼지 한 톨도 못 될 것 같다는, 아찔하고도 소모적인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이 다짐이 실패했다.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열등감에 쩔어있던 나는, 내가 왜 재수학원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보다 수능을 못 본 애들이 명문대 합격증을 받고 행복해할 걸 상상하니 열등감은 더더욱 심해졌다. 2월의 한파 속 바깥은 추웠고 내 마음속은 더 추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열등감은 내 다짐을 이행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


 2주 정도 지났다. 피곤했지만 6 to 10 이라는 비현실적인 시스템에 나를 욱여넣기 시작했다. 더불어 재수학원 같은 반 내에서도 성적이 가장 낮은 나였기에 일단 반 친구들을 따라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준 선행반 코스는 6주였다. 최상위권 반으로 올려주겠다는 감언이설에 낚여서 들어간 준 선행반. 결과적으론 성공적이었다. 객관적으로는 최상위권 반으로 들어간 것. 환경에 적응하는 인간의 모습은 나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주관적으로는 내가 재수생임을 남들보다 빨리 인정한 것. 이로 인해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소득이 있었던 준 선행반이었다.


    

ps. 다음 글부터 ‘리얼’ 재수생활의 시작, 정규반 코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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