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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큐리 Nov 19. 2021

책; 거대한 가속

(#시대담론)

<거대한 가속>, 스콧 갤러웨이, 박선령 옮김, 리더스북, 2021.09.24

스콧 갤러웨이 교수의 인사이트는
거대한 변화의 맷돌이 굴러가는 동안 굉음에 놀라 우왕좌왕하는 사이,
굴러가는 맷돌에 짓눌린 것들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지금 형편없이 뭉개진 그것들은 곧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급격한 디지털 전환, 재택 근무의 편의성 등이 그것이다. 초저리 자본을 기반으로 규모를 키운 거대 IT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는 자라날 것이다. 맷돌에도 틈새는 있게 마련이다.


p25

“평소 같으면 습득하는 데 10년은 걸렸을 이런 습관이 이제는 유리의 뉴 노멀 New normal이 되고 있다.”


1. 달라진 공간 개념과 시간 개념

이제 우리의 공간 개념은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도시에 살아야 할 이유는 줄어들 것이며, 사무실이 고정적으로 존재할 명분도 사라질 것이다.

여성들이 육아때문에 직업을 포기할 이유도 사라지면 유능한 여성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정치 게임에만 능한 남자들을 밀어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사실 사냥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나지 않았는가. 바야흐로 채집의 시대이다(비슷한 의미로 큐레이터의 시대이기도 하다).


P43 : 재택근무가 만들어낸 새로운 격차

①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 여성을 위한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

② 원격근무가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코로나 이후 원격 근무의 대안과 함께 유연성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이익은 부유한 사람들 쪽으로 흘러갈 것이다. (~)

③ 집이나 원격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질 경우에 생기는 2차적인 효과는 매력적이다. 사람들이 굳이 도시에서 살 필요가 없다면 전 세계의 도시들은 어떻게 될까? (~) 가장 바람직한 도시의 모습은 중년의 전문직 종사자들은 녹음이 무성하고 학군도 좋은 외곽으로 이사하고, 청년들이 도심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통근시간을 줄이고, 공간과 불필요한 스킨쉽(혹은 사내정치게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직장인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풍부하게 확보한 개인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달라진 공간 개념과 시간 개념은 매우 중요한 <기회>이다.


2. 브랜드 시대에서 제품 시대로

팬데믹은 이미 저물어가던 브랜드의 시대를 제품의 시대로 전환시켰다.

P47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부터 구글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본 알고리즘이 단순했다. 평균적인 수준의 양산형 제품을 만들어 무형의 유대감을 주입하고, 하루 평균 5시간씩 미국인의 시간을 빼앗는 싸구려 방송 매체를 통해 그 유대감을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 기회주의가 기회주의를 낳는 현상이 계속 이어졌고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부유한 이들을 광고에서 해방시키는 기술이 등장했다. (~) 광고는 가난하고 기술적으로 문맹인 사람들만 내는 세금이 되었다 (~) 브랜드 시대는 2020년 여름에 종말을 맞았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과 그에 따른 항의 시위는 미국인들의 의식의 중심에서 잠시 팬데믹을 대신했고, 브랜드 시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걸 분명하게 보여줬다.  (~)

모든 이슈에 대한 광고가 늘 그랬지만,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이 가식적으로 행동하기가 훨씬 힘들어졌다.


브랜드가 장악한 시장이 개별적인 제품들이 활약하는 시장으로 전환된다면 우리는 어떠한 변화를 마주하게 될까? 적어도 실물 상품이 거래되는 마켓인 리테일(혹은 커머스)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큰 기회는 써드파티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과 쇼피파이가 가져갈 공산이 크다.

소비자(바이어)만 바라보던 리테일(혹은 커머스) 기업들은 이제 판매자(셀러)에게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수익의 원천은 변덕스러운 소비자보다, 변함없는 가게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셀러들로부터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가장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p58 : 레드와 블루 진영으로 나뉜 소셜 미디어

(유튜브와 넷플릭스처럼) 나는 개인 정보 보호에 소홀한 기업을 레드 진영, 개인 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는 기업을 블루 진영이라고 표현한다.

(~) 앞으로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업체가 소셜 미디어계의 iOS가 될 엄청난 기회가 존재한다. 블루 진영으로 넘어가 규모는 작지만 더 가치 있는 잠재 고객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를 얻은 쪽은 트위터다. (~) 트위터는 이미 홍보사, 통신사, 기업 설명회 관계사를 대체한 미디어이기 때문에 B2B 시장만 공략해도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구독 모델) 트위터에서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월 2,000달러를 내지 않을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 광고를 통해 돈을 버는 플랫폼은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봇이나 러시아 해커가 침입하기 수비고, 장점은 부족하면서 선동적이기만 한 아이디어를 자꾸 부추긴다. 사람들이 분노하면 트래픽이 늘고 참여율이 높아지므로 닛산 광고를 더 많이 끌어 올 수 있다. 생각해보라. 넷플릭스나 링크드인 때문에 분노한 적이 있는가? 우리 화를 돋우는 건 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다.


P62 : 블루 진영에 유리한 검색의 시대

쇼피파이는 아마존이 자사 웹사이트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는 외부 소매업체 고객을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쇼피파이의 가치 제안은 간단하면서도 강력하다. “우리는 여러분의 파트너다. 당신은 데이터와 브랜딩, 소비자를 관리하고 통제한다.” (~) 하지만 혁신 기업 중에는 악의를 수익화하는 곳도 많다. 아마존도 자신들의 힘을 남용하는 바람에 (쇼피파이에게) 오타와(캐나다, 쇼피파이 본사 소재)만한 기회가 생겼다. 쇼피파이는 현재 보잉과 에어버스를 합친 것만큼의 가치를 지닌 회사다.


그런데,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볼 때 진정한 기회는 "인간적 가치"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공공의 이익

전대미문의 팬데믹이 온 세계를 휩쓸었다. 당연하게도 우리의 가치관은 변화할 것이다. 특히, 정부에 대한 관점 변화는 팬데믹 이후의 변화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큰 정부로 바로 가지 않더라도 보다 나은 정부, 보다 일 잘하는 정부를 지향할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공공의 이익을 지키지 못한 정부의 실패가 가져온 끔찍한 결과를 생생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이미 공공의 이익을 지킨다는 본연의 사명을 완수하는데 실패하고 있었다.


P195

소유하고 있는 부와 힘에 비해 미국이 팬데믹에 대처하는 태도는 세계 최악이었다. 사실 미국은 이미 두 가지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다. 정부 기관은 약화되고 과학은 신용을 잃었다. 개인주의를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면서 시민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사소한 불편도 참으려고 하지 않는 등 방종과 자유를 혼동했다. 이로 인해 ‘집단 희생’이라는 근육이 위축되고 허약해진 것이다.


P214 : 위기 속에서 이익을 차지하는 소수 계층

보통 사람은 아무리 애를 써도 이런 혜택으로 벌어지는 차이를 뛰어넘을 방법이 없다. 더 많은 자원 접근, 투자 기회, 낮은 세금, 세무 전문가, 정치가와의 연줄, 자녀의 학교 입학을 도와줄 친구, 그리고 매끄럽게 돌아가는 플라이휠. 요즘처럼 억만장자가 되기 쉬운 적도 없었고, 백만장자가 되기 어려운 적도 없었다.


P248 :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재 거대 IT 기업 입장에서는 클릭과 중독을 유발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 외의 일을 할 동기가 없다. 이들은 공공 재산에는 관심이 없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독점 기업들을 해체해야 한다. (~) 독점기업을 규제하고 해체하는 것은 처벌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때늦은 산소 공급이다.

(~) 작가 커트 보니것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다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 결론

팬데믹이 불러온 "거대한 가속"은 10년 이상의 경험을 압축하여 단 2년 만에 체화한 셈이다. 그 결과 공간과 시간의 개념이 크게 변화했으며, 기업들은 기존에 숭배하던 브랜드를 내던지지 못하면 회사를 포기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독점이 심화된 만큼 불평등도 심화되었다. "죽은 나무는 완전히 치워버려야 한다."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 갈 새로운 세대에게 가장 크고, 중요한 기회는 바로 공공의 이익, 공존의 가치, 공동체를 지향하는 개인들의 고양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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