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던가, 탓하게 된다.
그래, 내가 날 선 말을 잘도 퍼부었지.
그래, 내가 책임지지 못할 말을 잘도 해대었지.
하지만, 인생의 고비들을 넘기다 보니,
내 탓이 우울이나 허무로 번지지는 않는다.
곧 수습이 되곤 한다.
내 탓은 적당히 한다는 말이다.
생의 고비들마다 필요한 인연이 있게 마련이다. 계절이 바뀌면 옷장을 정리하듯
나도, 나와 연을 맺었던 사람들도 모두
관계의 정리를 착착해나가야 한다.
그건, 슬픈 일이 아니다.
추울 땐 껴입고, 더울 땐 얇은 옷을 꺼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의 날 선 말들과, 속이는 말들이 내 몸뚱이에 남아 덜그덕 거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것마저 정리하고, 비워내면 염치없는 일이다. 그러니 가끔이나마 슬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