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한편] 3주 휴가가 휴가 같지 않은 이유

뜻하지 않게 매우 바쁜 나날들

by 은퇴설계자

지난주 금요일부터 12월 31일까지 긴 휴가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아이의 입시 결과도 발표 나고 나름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오래간만에 긴 휴가를 즐길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웬걸. 금요일에 아이의 수리논술 입시 결과가 모두 발표되었다. 소위 말하는 수시 6광탈이었다. 예비번호 하나 못받고.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했던 것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독하게 마음먹어야 하는 것.


수능 정시도 국어, 생윤을 망쳐서 나름 목표로 한 대학을 갈 형편이 못되었다.


이미 재수를 하는 중이라, 아내는 올해는 어디라도 넣어서 보내야겠다고 하는데, 수시 6광탈이라니.


아내가 잠깐 장 보러 나간 사이 아이랑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는 여학생 전용 독학재수기숙학원에 가서 주변 환경 신경 안 쓰고 제대로 공부해 보겠다고 했다.


삼수라.. 아 꽃다운 나이에 그것도 그 군기 세다는 기숙학원으로 자진해서 가겠다니. 눈물이 나려 한다.


이때부터 난 부지런해지기 시작했다. 휴가가 휴가가 아니다.


독학재수기숙학원들을 알아보고 그곳에서의 생활이 담긴 리뷰들을 살펴보고. 급하게 현장 방문 상담 예약을 잡고, 모든 일이 일사천리다.


남양주에 있는 여학생 전용 기숙학원을 찾아 면담을 했다.


학생이 없이 스산한 그곳은 포크레인이 일하는 공사장이 바로 옆에 있어 무척 거슬렸다.


우선 급한 마음에 예약을 걸어두었지만, 계속 찜찜하다.


딸아이와 아내와 남양주를 다녀온 뒤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의지로 불타는 아이만 빼고 아내와 나는 몇 가지 찜찜한 이유를 공유하고, 우선 다른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집 가까이에 있는 독학재수학원을 다시 물색해 봤다.


이렇게 금요일 이후 나흘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번엔 반드시 성공해야 하기에 이번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던 과목들의 필승 전략도 함께 짜야한다.


합격 소식과 함께 여유롭고 평안한 긴 휴가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다시 뜻을 세워 해보겠다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뭉클하다.


힘내라~!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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