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드는 바람의 맛
나는 혼자서는 서 있지 못한다. 두 바퀴는 멈추면 쓰러지는 운명이니까. 하지만 네가 안장에 앉아 페달을 밟는 순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균형을 가진 존재가 된다.
나는 엔진이 없다. 기름도, 전기도 필요 없다.
나를 움직이는 건 오직 너의 두 다리, 너의 심장뿐이다.
네가 힘을 낼수록 우리는 더 빨라지고, 네가 땀을 흘릴수록 바람은 더 시원해진다.
나는 그 정직한 교환이 좋다.
네가 페달을 밟을 때마다 나는 바퀴를 굴려 그 힘을 속도로 바꾼다.
언덕길에서 네 숨소리가 거칠어지면, 나도 체인을 팽팽하게 당기며 함께 끙끙댄다.
"조금만 더, 다 왔어!"
그리고 마침내 내리막길. 네가 페달을 멈추고 바람을 맞으며 "와아!" 하고 소리칠 때, 나도 바큇살을 촤르르 울리며 함께 환호한다.
그때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은, 우리가 직접 만들어낸 거야.
나는 너를 걷는 속도보다 빠르게, 하지만 차보다는 느리게 데려간다.
그건 풍경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딱 좋은 속도다.
나와 함께라면 너는 어디든 갈 수 있다.
나는 너의 날개다. 땅 위를 달리는 날개.
자, 헬멧 썼어? 오늘도 우리만의 바람을 만들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