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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베이스볼 Apr 20. 2017

운명같은 4월 11일



재미난 일이다. NC는 데뷔 이래 매년 4월 11일 경기를 승리로 이루었다.




2013년 4월 11일.


이 날짜를 특별히 여기는 이유는 창단 첫 승을 2013년 4월11일에 거두었기 때문이다. 잠실에서 치른 LG전에서 얻은 첫 승리였다.



손꼽아 기다리던 1군 리그에 진입하였으나 승리를 맛보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첫 상대인 롯데 자이언츠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하고 대구로 가서 삼성에게도 무릎 꿇었다. 경기마다 신생팀다운(?) 에러가 속출하였다. TV로 보는 사람도 고역인데 필드의 선수단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래서 과정이 어쨌든 '첫 승리' 결과는 정말 사이다처럼 달콤하였다(물론 경기 내용도 괜찮다). 7연패 끝에 얻은 승리에는 격한 흥분을 하지 않았다. 그보단 잔잔하게 밀려 오는 거대한 파도같은 감동에 더욱 가까웠다.





2014년 4월 11일.


광주와 마산을 거쳐 잠실로 온 NC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LG였다. 숨죽이고 절박하게 경기를 보던 작년의 NC가 아니었다. 앞선 9차례 경기에서 이미 5승을 거둔 상황이었다. 달라진 건 또 있다. 잠실 3루 내야석을 꽉 메우는 NC팬들. 응원단장의 구호에 맞추어 푸른빛 단디봉이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양 팀 합산 34개의 안타가 나왔다. 졸전이었다. 하지만 현장 관중석은 난리났다. 마치 딱지치기하듯 연거푸 엎고 뒤엎는 스코어 싸움이 재미났다. 7회 말까지 11대 11로 승부가 원점이 되어버린 상황. 8회에는 양 팀 모두 점수가 나지 않아서 연장전으로 이어질 기미도 보였다. 경기를 끝낸 건 모창민의 솔로 홈런이었다. 9회 초 좌익수 뒤로 넘어간 타구가 NC승리로 확정지었다.





2015년 4월 11일.


창단 2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을 맛보고 나니 이 시즌에는 어찌나 기세 등등하였는지 모른다. 이 날의 경기는 마산에서 SK를 상대로 치루었다. NC타선은 초반에 선취 3점을 내고 경기를 리드하였다. 허나 중반에 SK에게 2실점하고 말았다. 조금 더 간극을 벌여야 했다.


마침 8회 말에 찬스가 왔다. 선두 타자는 테임즈였다. 볼 넷을 얻어 1루로 나갔다. SK는 투수를 교체하였으나 승부를 겨루지는 못 하였다. 볼 넷으로 타자를 두 명 더 내보내었다. 3개의 베이스에는 모두 주자로 가득 찼고 김태군에게 타격 차례가 돌아왔다. 볼 카운트에 불이 가득 차도록 기다린 김태군은 6구 째에 타격하였다. 이 공이 멀리 뻗어 담장을 넘겼더라면! 아쉽지만 좌익수가 캐치. 대신 3루의 주자가 뛰어 들어오면서 득점 추가하고 경기는 2-4 로 NC가 승리하였다.





2016년 4월 11일.


월요일이다.





2017년 4월 11일.


이러한 까닭에 올해도 이길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근거없는 낭설이지만 신기하지 않나. NC는 LG와 마산에서 경기를 펼쳤다. 전날 밤에 비가 내려 날씨가 좋지 않을까봐 우려되었는데 당일 오전부터 하늘이 말끔하게 개었다. 길어진 해 덕분에 야구장에 도착하여서도 맑은 하늘을 볼 수가 있었다.


지난 해에 투수조 보직 개편으로 계투에서 선발로 자리를 옮긴 장현식은 이 날 본인 최다 투구수를 기록하였다(5이닝, 109개). 비록 선발 첫 승은 거두지 못 하였으나 삼진 9개를 잡아내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을 예고하였다.


장현식만큼 상대 선발인 차우찬도 무시무시하였다. NC타선에 빈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촘촘한 투수전으로 전개되던 경기였으나 6회 말에 차우찬은 무너졌다. 선두 타자인 박민우는 번트 안타로 출루하였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공격 물꼬를 튼 NC는 여기서 3득점을 추가하였다. 올해도 변함없이 4월 11일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였다.







궁금한 마음에 2012년 경기도 찾아 보았다.

해당 시즌를 통해 NC는 퓨처스리그에 첫 참가하였다.

때문에 2012년 4월 11일에도 경기를 치루었다.






2012년 4월 11일(퓨처스리그).


정식 1군리그 진입 전 퓨처스리그를 치르던 시기다. 강진 베이스볼파크에서 히어로즈와의 대결이었다. 노성호가 선발 등판하였다. 5이닝 동안 투구수 94개, 7피안타, 볼넷 4개, 삼진 3개, 2실점을 기록하였다. NC는 3회 초 공격에서 대량 득점을 올렸다. 선두 타자부터 연거푸 3명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스코어는 7대 5로 NC가 승리하였다. 


경기 기록을 살피다가 재미난 걸 발견하였다. 이 날 상대 측 히어로즈의 선발 투수는 임창민이었다. 알다시피 그는 현재 NC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 중이다. 2012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와서 지금의 임창민이 된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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