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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듬 Jan 24. 2024

오랜만입니다.

정말로 마음대로 사는 저를 저도 가끔은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그럼에도 다시 글을 쓰고 싶어 돌아왔습니다.


사실 브런치에 글을 그만 쓰기로 마음먹었던 날은 꽤나 힘들었던 날이었고, 꽤나 충동적인 날이었습니다. 캄캄한 새벽 잠이 깨어 노트북 앞에 앉아 미치도록 화가 나는 마음을 글로 풀다 지쳐 그만두기로 한 것입니다. 제 속마음이 너무 처절하게 드러날까 봐 두려웠습니다. 언젠가는 이 감정이 터져 사랑하는 만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글을 마치 폭탄처럼 던져버리게 될까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에세이는 그만 쓰자, 생각했던 것입니다. 익명의 공간에서 나를 드러내지 않은 글을 쓰고 싶었고, 그렇게 계속 혼자서 에세이가 아닌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멈추지 않았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관심을 받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 같습니다. 창작을 한다는 게 언제나 그런 작업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듯합니다. 


에디터픽 신작 브런치북에 선정되어 갑자기 구독자분들이 느는 모습을 보며 조용히 기뻐하기도 했고, 다시 돌아올까 고민도 했지만 제게 마땅히 보여드릴 만한 뭔가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물론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용기 내어 다시 돌아온 건, 어쩔 수 없이 글이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역시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에세이는 쓰기 싫다고 할 땐 언제고, 사람은 참 모순적이고 뒤죽박죽입니다. 이제는 그런 저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작가(물론 저를 이렇게 부르는 건 과분하고 어색하지만)는 허영과 자기 중심주의를 가진, 삶에 대한 고집이 가득한 존재라고 했던가요. 저를 돌아보니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쓰고 싶은 글을 쓸 생각입니다. 저는 그저 꾸준하고 진득하게 해 나가는 법을 터득하고 싶습니다. 쉽게 던져버리고 마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인생을 살아갈 자신이 없으니까요. 오랜만에 돌아와 기쁩니다. 읽는 사람이 없더라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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