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첫발을 내딛다

by 필경

일상을 글로 풀어쓰기는 쉬우면서도 고된 작업이다.

소소한 하루의 인상 깊었던 일, 감추고픈 경험이나 감정들, 여러 가지 잡생각을 거침없이 적어 내려가는 것은 쉽다. 여기에 양념처럼 기교나 기법을 적용해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완성하기란 적잖은 노고와 힘이 소요된다.



처음에는 글 쓰는 자체가 행복으로 여겨진다. 다 쓰고 나면 뿌듯함과 아쉬움, 여운이 남겨져 그럴싸한 무언가를 만들어낸 창조주가 된 기분이다. 며칠 후 같은 글을 다시 읽어보면 어떤 느낌일까? '왜 이런 글을 적었지? 뭔가 허술하고 내용이 이상한 전개로 흐르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엉망이잖아?' 등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민망함과 수치가 마음 한편으로부터 번져나간다.


나만의 일상을 제법 글다운 글로 써보고 싶은데, 일기가 아닌 작가로서의 가치 있는 작업으로 남기고픈데,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하지? 대체 에세이는 무엇이란 말인가?



전문작가로서 남은 여생을 살아가고픈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 이를 위해 시작한 것이 바로 글쓰기 수업, 엄밀히 말하자면 작가에게 배우는 '에세이 수업' 찾기였다. 그것도 무료지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작가의 수업 말이다.


나는 경력단절에 수입원이 없는 '전업주부'다. 인터넷에서 에세이 수업을 검색하면 수많은 수업들을 찾을 수 있다. 수업료도 천차만별이다. 대개는 몇 만 원에서 몇 십만 원을 넘나 든다. 물론 누군가의 지적재산과 노력을 통해 배우는 것인 만큼 수업료를 지불하는 게 마땅하지만 나에게는 그럴 여력과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당장 어딜 나가서 일을 해 수업료를 벌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작법서를 사서 독학으로 승부하자니 한계가 있다.


어느 날,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에세이 강좌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구절처럼 나의 갈망이 하늘에 닿았는지 프로그램명이 시야를 사로잡았다. 모집 날짜와 시간, 장소를 체크하고 캘린더에 기록했다. '부디 선착순 안에 들어야 할 텐데....... 잊지 않고 신청해야 할 텐데......'라며 접수날까지 되새겼다. 이윽고 당일, 빛의 속도로 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바로 신청했다. 야호!


아직 수업을 들어본 것도 아니고,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도 아닌데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렜다. 이미 책상에 앉아 작가님의 말씀에 경청하고 있는 스스로가 그려졌다. 앞으로 에세이 수업에서 들은 내용과 과제 수행기를 적어보려 한다. 에세이 작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 그 시작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마 수업 전날엔 기대감에 쉬이 잠들지 못할 듯하다. 합격자 발표만큼 손꼽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