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어디로 가는 걸까

by 필경

카페에서 과제를 하던 날이다. 잠시 숨을 고르는데 한 물체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것은 때마침 벽을 타고 기어오르고 있었다. 시선이 사로잡힌 순간 몸이 경직되어 숨소리조차 고요해졌다. 공포의 정체는 바로 날개미였다. 일반 개미보다 훨씬 큰 날개 달린 왕개미. 어디로 날아갈지 알 수 없기에 긴장하며 지켜보았다. 곤충이나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십분 공감하리라.



개미를 발견한 순간부터 작업에 손을 놓고 철저한 대치 상황을 펼쳐간다.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판단이 필요했다. 제 갈길 가게 둘 것인가 아니면 선제공격을 가할 것인가. 우선 자리에서 일어나 개미의 동향을 가만히 살폈다. 벽을 타고 살금살금 내려오더니 출구를 찾듯 선을 따라 걷는다. 잠시 후 커다란 조명 아래 빈틈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쏘옥 숨어버린다. 더는 나오지 않을 거라 안심하던 찰나, 다시 고개를 쑤욱 내밀고 밖으로 나온다. 먼지 많은 구석을 향해 걸어가다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내 쪽으로 걸어온다.


이내 내버려 두기로 마음을 정하고는 살그머니 자리에 앉아 이 친구가 어디로 가는지 지켜봤다. 개미는 부지런히 다음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서서히 시야에서 멀어지더니 더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윽고 글을 쓰다 실소가 터지고 괜스레 머쓱해졌다. 대치 상황에서 나를 불안하게 만든 존재가 마음을 내려놓고 바라보니 ‘친구’로 여겨지는 이 아이러니란.



잠깐의 만남으로 여러 생각이 스쳐갔다. 이리저리 걸어가던 개미가 어떤 날의 내 모습은 아니었을까. 분명 이 친구의 여정은 방황이 아닌 목적지를 향한 묵묵한 수행이었을지도. 혹자는 꿈을 찾아 이것저것 시도하는 나를 보며 방황 중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구태여 소망하자면 중간에 꺾여도 그만두지 않는 마음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 비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사고의 흐름대로 개미를 판단하듯 누군가는 자신의 시각으로 나를 판단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판단으로 인해 흔들리거나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감이 아닐까.


그나저나 개미는 목적지를 향해 잘 도착했을까? 아니면 억울하게 밟히진 않았을까? 무수한 역경을 딛고 지혜롭고 안전하게 헤쳐 나갔기를. 더불어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때론 난관에 봉착해 글쓰기를 그만두고 싶고, 인정받지 못해 좌절할지라도 묵묵히 쓰다 보면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날이 올 거라고. 그러니 꺾이지 말고 계속해서 꿈을 키워나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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