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그려
하늘이 파래질 때까지
차도 건물도 흐르는 시간도 파랗게 흘러가는데
네 손은 희미해져.
작은 양탄자를 짜
어디든 싣고 갈 바람과 한숨과 실타래를 끌고
매가리 없는 고개가 떨어져
파리한 신경들은 세상에 안녕을 고하고
길게 늘어진 혀로 이름을 새겨.
회색빛 숨만 쉬다 갔음이야
빗물을 담아 너를 기린 곳곳에
흩어진 찾음으로
깨진 유리병에 치러진 의식
불순물처럼 박혀있어 우리
미세하게 떠다니는 입자들처럼 폐
깊숙이 흡착되어 분출을 희망하는
고름 같은 존재로 남겨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