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그리 글이 그리

by 필경

내가 쓴 글이 이다지도 재미없는 순간이 찾아왔다.

글태기라고 일컫기엔 거창하고, 글무지렁이라고 말하기엔 존심이 상하는 딱 그 정도의 순간.


에미넴의 Love the way you lie를 흥얼거린다.

의식의 흐름대로 갑자기 떠오른 이 노래를 1시간째 들으며 주저리주저리 속마음을 늘어놓는다.

누군가는 글로 마음을 풀어낸다는데, 나는 속을 곰탕 끓이듯 끓이고 또 끓이고 있다.

작법이 대체 뭐란 말인가. 속을 푸는 일에도 법칙이 필요하고 준수하고 솎아내야 하다니.


글이 나를 속인다. 아니 내가 글을 속이나?

내가 알던 글은 어디로 갔고 나는 도대체 무엇을 주절대는가.

글이 그리 쓰고 싶은가? 그리 글이 쓰고 싶은가?

알 수 없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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