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1. 내가 살고자 했던 삶.
내가 바랬고 내가 그렸고 내가 행하고자 했던 내 삶이 있었다.
무너진 한순간의 그날을 기억해 본다.
목에 셔츠의 깃이 조이고 까실함에 빨간 상흔이 생겨 불편한 교복차림이 거추장스럽고 답답함에 셔츠 윗 단추를 풀고 타이를 느슨하게 플어 내린 모습으로 아침 등교를 위해 집을 나왔다. 그날은 이상하리 만큼 모든 순간이 이상했다. 집 앞 현관을 나오면서 끈이 풀리지 않았던 운동화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며 풀린 듯 내 오른발은 왼발의 운동화 끊을 밟았다. 그 뒤 내 몸은 수박 굴러가듯 데굴데굴 굴러 아파트 앞 현관에서 도착하였다. 작은 상처가 시리게 아픈 아침이다.
버스는 오지 않고 사람들이 어느새 정류장을 매워 싸 시장통 같았던 정류장에 그가 나타났다.
매일 보는 얼굴에 낯선 표정은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그의 표정은 깊은 두려움에 잠겨있듯 낫 빛은 검고 시선은 하늘을 향해 깜박임 없이 서늘함이 느껴지는 눈동자였다. 버스가 도착되고 그는 내 교복을 소매 끝을 스쳐 버스에 올랐다. 밀려들어오는 많은 사람들 틈 사이에서 그는 버스 안 끝까지 파고 들어와 시선이 한 곳으로 모아졌다. 기다리던 사람이었고, 만나기로 했던 시간에 함께 버스를 탄 그들인 것 같았다. 그들의 대화는 회사의 업무상황 메일 전송이 안되어 바이어와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아 상사에게 크게 깨질 듯한 상황으로 그들은 한숨으로 알렸다. 어른의 세계란 별반 고등학생의 삶과 차이는 없는듯하다, 나 또한 어제 본 테스트에서 평균이 안 나왔다. 선생님하고의 면담이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오늘 아침 같은 버스를 타고 있는 나 역시 한숨이 몰아 왔다. 버스 안 모든 이는 즐겁지 않고 안정돼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삶에 드리워진 무게가 저마다 느껴졌다. 내 앞에 놓인 삶이 또 그러하겠지. 삶은 즐거운 시간 행복한 시간보단 두렵고, 걱정되고, 불안정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내 앞의 삶을 살아온 부모님이 그러하고, 학교 선생님, 선배, 내 앞을 먼저 걸어갔던 모든 이들의 삶이 드라마 소설 또 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다가온다. 내가 멀어져야 할 것들은 즐거움 행복함 기쁨 이런 것들에서부터 나를 멀리해야 하는 걸 스스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기쁨은 행복은 즐거움은 어느 한순간의 찰나일 것이니깐, 그 찰나를 위해 오늘 힘들고 어렵고 고생되는 게 아닌가 싶다. 고등학생이 너무 심오한가!!!!! 누구든 이 나이엔 심오하게 넘어가는 것 같다. 가장 궁금한 것도 많고, 가장 기대도 많이 하고, 내게 다가오는 미래에 관한 두려움과 기대, 그걸 다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살고 있는 나는 이곳의 고등학생. 이제 이 고등학생의 삶에 다가온 그 사람 이야기를 풀어 나의 삶에 희로애락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들어줄 누군가가 없다 해도 내 이야기가 끝을 맺길 바라며......
새벽 6시 30분 버스정류장 매번 마주치는 시간과 장소 아마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일정한 것 같다. 유독 눈에 띄며 함께 같은 버스를 타는 한 사람은 유일하게도 그가 다였다, 어린 여고생에게 눈의 들어온 건 말끔한 쎄미 정장의 냅탑배낭을 한쪽으로 기울어 매 왼쪽 어깨가 삼분의 일쯤 쳐진 사회초년생의 모습 부럽기도 하고, 무거워 보이기도 하고.... 언젠가 내 모습 같기도 한 그의 모습이 내 눈길을 잡았고, 시선을 멀리 보내지 못했다. 아직도 취업준비생을 떠나보내지 못한 그의 모습에 늘 메 보장이 한 손에 들여 있었다, 무엇을 외우는 건지 중얼중얼.... 참도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았다. 단순한 여고생에겐 그는 참으로 닮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저 기 까지 가서도 고삼처럼 암기해야 하는 무엇이 있는가!! 아 어려운 사회생활 평생을 공부로 평생을 수험생으로 가야 하는 건가?라는 의문을 품을 만큼 안쓰러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