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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시헌 Sep 18. 2024

고백편지

나는 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나는 스스로의 외로움조차 달래지 못하고 그저 서로 눈을 맞추고 몇마디 말이라도 나눌 누군가를 필요로 할 뿐입니다. 방 안에 틀어박혀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들어보지만 그마저도 지나치면 이명만 들립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나 서툴러 이기적이고 추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합니다. 네. 저는 당신을 욕망하였고 탐하였습니다. 당신의 관능적인 몸매와 너그러운 미소를 숭배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이 아닌 줄은 알고 있습니다. 사랑이란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은 아니겠지요. 막연히 상상할 뿐이지만 비가 내리는 것도 하늘이 땅에 내린 수분들을 거두었다가 다시 돌려주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저는 가진 것이 없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채우는 것이라지만은 저에게는 바로 그것이 없습니다.  내게 아무나라도 마중물을 따라주실 수 없으시겠습니까? 나의 혀에 단 한 방울이라도 사랑이 어떠한 맛인지 떨어뜨려 주시지 않으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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