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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환 Dec 02. 2020

[최가박당2 대현신통] 허관걸의 최가박당 시리즈 투!

증지위 감독, 最佳拍檔大顯神通  Aces Go Places II

* 무려, 1999년에 쓴 글입니다 --; * 홍콩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찌 보면 품앗이 하는 것이다. 홍콩이란 땅이 워낙 좁고, 영화인들의 수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 영화에서 나온 배우는 이 영화에서 감독이고, 이 영화 제작자는 저 영화 각본가이다. 그리고, 물론 배우들의 정말 정력적으로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서극(동방불패, 황비홍..기타 등등의 감독)이 카미오로 잠깐 출연한다. 생긴 것만큼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 증지위는 다름 아닌 <금지옥엽>의 그 뚱보 아저씨이다. 물론, 그는 홍콩의 다작 영화제작자 중의 한 사람이다. 정말 홍콩 영화인은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방위급(1당 100)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방위는 100당 1인가? - 지금 보면 이 말뜻을 알려나..-2020--;)


‘최가박당’(뜻은 최고로 잘 어울리는 짝패=베스트 파트너라는 뜻)은 1982년 1편을 선보인 후, 줄줄이 다섯 편이나 제작되며 홍콩영화의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 시리즈이다. 아직도 서구에선 꾸준히 찾는 팬이 있고 말이다. 코믹, 액션, 어드벤쳐, 그리고, 조잡하지만 (헐리우드의 SFX에 맞선다는 의미에서) 아시아적 창의성이 풍성한 화면을 제공하는 보기 드문 컬트(?)이다. 

1편에서부터 이 영화의 자랑스러운 액션 씬이라면, 아마 카 체이싱 장면일 것이다. 비록 중고차라는 것이 확연히 티가 나지만, 아낌없이 달리고, 날리고, 부수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우와! 홍콩 영화 만드는 것이 장난 아니네..."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다. (물론 1982년의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말 한 마리 걸어놓고 관객을 모실 때 말이다. <애마부인> 이야기임-2020--;. ) 그리고, 이 영화에 나오는 프라모델(헬리콥터 모형, 로봇등장 등)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아마도, 일본에선 <민나 얏데루까>의 타게시 감독이, 우리나라에선 심형래가 가장 많은 감동을 받았으리라. 헐리우드의 <고질라>와 비교했을 때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그러면서도 그 창의성을 십분 존경할만한 장면을 선사해준다.


이 영화의 '베스트 파트너'는 허관걸과 맥가이다. 허관걸은 <소오강호>의 오리지널 영호충으로 알려진 배우인데 홍콩에선 70년대 <미스터 부> 시리즈부터 시작하여 굉장한 인기를 누린 코미디 스타이다. 대머리 앨버트 형사 역의 맥가는 아마, 1편에서 본 사람이라면 아주 유려하고 자연스럽게 바보 역을 하는 데 반할만큼 훌륭한 코믹 연기를 보여준다. 대머리라는 점에서 처음엔 형사 코작의 패러디 역이었다. 맥가는 형사이고, 허관걸은 한때 날리던 희대의 보석도둑이다. 이들이 1편에 이어서 여기서도 힘을 모아 정의를 위해(?) 싸우게 되는데, 사실, 이 영화에서 줄거리 따라가는 것처럼 멍청하고, 그걸 옮겨 적는 박재환의 글을 읽을 네티즌만큼 한가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


허관걸이 집에 들어오자, 악당들의 로보트(변신합체로봇임!)가 급습한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무려 10여 분을 이 로보트와의 싸움, 그리고, 계속되는 자동차 추격 장면으로 관객을 붙잡아둔다. 허관걸은 웬 서양여자의 꾐에 빠져 은행에 갔다가 이용만 당하고 은행강도로 몰리게 된다. 그래서 의형제를 맺은 맥가 형사를 찾아가고, 이 맥가마저 보석강도에 이용당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진행되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나쁜 놈으로 나오는 사람은 헨리 키신저를 닮은 보스,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닮은 더티 해리 킬러, 그리고, 아랑 드롱 닮은 또 다른 나쁜 놈이다.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 (물론 1982년의 시각에서뿐만 아니라, 지금 또 봐도 느끼는 매력으로서) 멋진 카 체이스(할리우드와 굳이 비교하려 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와 재기발랄한 개그이다. 순간순간 튀는 개그는 우디 앨런 급이다. 둘의 연기는 아주 완벽한 호흡을 보이고 있고, 1편에서 그렇게 왈가닥하게 나왔던 장애가는 여기서도 여전히 방방 뛰는 여형사로 나온다. 서극의 거의 컬트급 정신병자 연기도 볼만하다.


이것저것 볼 것 없다면 이 영화 보기를 권한다. 시간 잘 간다. 영화 보다가, 화장실 가고, 냉장고에서 마실 것 꺼내고, 중간에 틈틈이 마실 나갔다 와도 되는 영화이다. 정전되면 그냥 자도 된다. 나도 뒷부분 5분 정도 못 봤지만, 마지막에 어떻게 끝났는지 신경 안 써도 되고, 궁금해 하지 않아도 되는 아주 훌륭한 영화이다. ⓒ박재환 영화리뷰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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