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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린 Nov 18. 2022

완벽한 완벽주의는 없다

<Growth page>

G.P _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들을 페이지에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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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냉소적인 걱정을 차단하고 나는 이야기해보라고 했다.

아이는 자신의 고민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아이의 이야기는 고민보다는 나에게 방법을 묻는 것이었다.


"피아노랑 악보 컴퓨터로 연결해서 찍는 거 가능하지?"


"응. 당연히 되지. 그걸로 뭐하려고?"


아이의 계획은 대략 이러했다.

자신이 음악을 만들어 악보를 만들고, 책을 출판하는 것이었다.

나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아이도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사실 클래식 쪽의 편견이 하나 있는데, 실용음악은 길이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실용음악이 길이 있고 없고는

떠나서, 자신이 어떻게까지 뻗쳐 나가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라 느낀다. 클래식도 마찬가지다.


학원을 차리거나 개인 레슨, 연주자를 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더 이상 그런 세상이 전혀 아니다.

이를 알기까지가 오래 걸릴 뿐, 알고 나서는 움직이게 된다.

나는 신나서 물었다.


"작곡하고 싶은 곡의 주제는 정해졌어?"


"응. 내가 CCM을 좋아하고, 그런 음악에서 감동을 많이 받잖아."

"내가 좋아하는 팀이 있는데, CCM을 클래식한 재즈로 편곡해. 이런 음악 만들고 싶어."


"좋다! 네가 하고 싶은 최대 비전이 뭐야?"


아이의 최대 비전은 이 글에 담을 수 없지만, 틀은

학원을 계획하에 자신만의 특별한 요소를 넣는 것이었다.

그 요소를 만드는데 필요한 준비물이 미디(컴퓨터 음악)와 전자 악보 제작이라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이런 거 하나도 모르잖아. 그 컴퓨터에 연결하는 잭 비싸?"

"네가 알려줘. 그리고 곡 쓰려면 코드(반주) 뭐 할 줄 알아야 해?"

필자 곡 코드 악보

"나는 이걸로 나중에 책도 내고 싶고, 앨범도 내고 싶어!"

"앨범 내는 거 비싸? 어떻게 내는 거야?"


아이는 신나서 미래를 펼치며 얘기했다. 아무래도 좋다.

그런데 순간, 나는 또 내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더 차가워졌다고 볼 수 있을까.

아직 아이가 나에게 부탁을 한 것도 아닌데, 왠지 미래가 보였다.

나에게 물어보면 되니, 기본적인 조사를 안 하고 나의 시간에 작은 타격을 줄 것 같았다.


"잭은 안 비싸. 그런 건 내가 링크 보내줄게."

"코드는 텐션(불협 화음) 같은 거 그냥 외워버려야 하는데, 넌 감각이 있으니깐 금방 할 거야!"

"앨범 내는 건 돈 안 들어. 녹음까지 하고 나면 유통사에 보내는 건 비용 없어."

"나도 홈 리코딩으로 돈 안 들이고 피아노 앨범 많이 냈잖아."


"오.. 나중에 내가 작곡하면 너한테 보내줄게 피드백도 해줘!"


"다 해! 뭐든 다 해봐. 확실히 비전 있고, 명확하면 다 해야지."


"근데 아이야. 물어보는 건 좋은데, 기본적인 건 먼저 직접 알아보는 게 훨씬 공부돼."

"세상이 너무 좋잖아. 없는 게 없어. 조사하면 진짜 다나와. 그게 나보다 빠르고 정확해."

"근데, 진짜 시행착오는 직접 해봐야 아는 거야."


"사실 미리 준비는 없어. 나한테 묻거나 검색해서 어떤 완벽한 준비를 한다 해도, 막상 실행하면 새로운 시행착오들이 나와."


"그러니까, 뭐든 실행해보기 전까지는 나한테 물어보지 마."


매정한 것 맞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게 아이에게도 낫다.

실제로 실행을 하다가 누락된 리스크가 발견된다면,

이래서 미리 조사를 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기본적인 조사 외에 시간을 너무 많이 들여 실행을 시작도 못하면, 그게 결국 그 시간이다.


차라리,

조사를 하다 힘이 빠져 중도 포기하거나, 실제로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는 리스크를 안고 실행을 하면서, 디벨럽 하는 게 낫다.


"알겠어~ 근데 또 모르지. 사람들한테 인기가 있을까?"


"초점이 중요하지. 네가 원해서 네 만족으로 하고 싶은 건지, 애초에 상품 기획처럼 하고 싶은 건지."


"사실 나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거든. 근데 돈도 벌려야지."


"그럼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밀고 가다가 사람들이 선택하길 원하면, 좋아할 만한 메리츠를 넣어야지."


"오.. 그래야겠다."


이렇게, 대화를 마치고 뒤로는 아이의 시작된 연애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많은 리소스를 얻고 나왔다.

기분이 이상했다. 전혀 다른 사람의 내가 앉아있다 나온 기분이 들었다. 좋으면서 이상했다. 이상하면서 좋았다. 성장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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