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워홀 ::
오클랜드에서 Job 찾기

다섯 번의 취업과 네 번의 퇴사로 통달한 일자리 찾기의 세계

by Revlis


집에 손도 못 벌리고 근근이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이었던 2018년. 그러나 박박 긁어모은 티끌로 몇 번 해외여행도 다녀온 내게 돈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이 정신 빠진 마인드는 1년의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를 관통하는 내 무기였다.


2018년 12월 31일 오클랜드 공항 도착. 내 글로벌 멀티카드에는 한화로 딱 15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임시로 있을 호스텔 비용도 미리 결제하지 않아서 현장 결제했다. YMCA 호스텔을 이용했는데,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일주일치를 한 번에 긁었으니 그리 작은 돈은 아니었다. 방을 구한 뒤에는, 플랫 보증금(320불)과 2주일치(320불)의 방세를 냈다. 지금 떠올려보면 숙소 값&집값 지출 후 갖고 온 돈이 반토막 났음에도 별 걱정이 없던 게 신기하기도 하다. 뭐 아무렴, 어찌 됐든 일자리는 구하면 되니까!


아무 생각이 없는 첫날의 나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크고 번화한 도시이다.

당연히 일자리가 가장 많으며, 계절을 잘 고려해 온다면 취직이 어렵지 않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뉴질랜드, 특히 오클랜드는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일자리를 구하기 크게 어렵지 않다고 느꼈다. 또 한인 식당도 많아서 영어 실력에 정말 자신이 없을 시 깔짝대 볼 일자리도 꽤 있다.

문제라면 한국과 다른 느긋한 시스템 덕분에 구직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걸 유념하자.

일자리가 적진 않지만, 천천히 뽑는 경우가 많다. 특히 키위 잡의 경우.

한인잡은 한국과 똑같다. 문자 보내자마자 곧 답장 오고, 하루 이틀 내에 면접 잡는다.


나는 키위잡을 kebab on queen과 Tank에서 총 두 번,

한인잡을 Dollar king(규모가 커서 한인이라고 하기 조금 애매한 편), 포차, 청소 이렇게 총 세 번.

1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꽤 많은 직종에서 일해봤다.

인내심이 없어 자꾸 때려치우긴 하지만, 덕분에 구직에 대해서는 감을 좀 잡았다.




<구직 전 필요한 과정>


1. 숙소 찾기 : 지낼 곳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계좌를 오픈할 때 숙소 주소가 필요하다. 나는 YMCA 호스텔 주소로 계좌 오픈을 진행했고, 문제없었다.

2. 계좌 오픈하기 : 월급(이 아니고 주급이지만)이 들어올 계좌가 먼저 있어야겠죠.

3. CV 작성 : 구글에서 심플한 서식 찾아서 영문 이력서 작성하면 된다. 한 장안에 잘 드러나게 써야 한다.

4. CV 인쇄 : 직접 발품을 팔려면 인쇄를 해야 한다. 도서관에서 돈 주고 뽑을 수 있으나, 2019년도 당시 naver와 같은 한국 사이트에서는 보안 문제 때문인지 다운로드되지 않았다. 구글 아이디를 이용해 메일을 보내거나 드라이브에서 다운로드해 인쇄하기를 추천한다.


자, 이제 준비가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찾아보자!


IMG_8888.jpeg 돈을 벌어야 하늘 보면서 한숨 쉬지 않는다



<뉴질랜드에서 일자리를 찾는 방법>


1. 직접 CV 돌리면서 발품 팔기

: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 CV를 돌린다.

우리나라는 몇 가지 유명한 구직 어플이 있고 상당히 활성화돼있어 직접 발품을 파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고로 한국에서 알바 짬이 좀 있는 사람들도(예를 들면 나) 직접 대면해서 이력서를 돌린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But 걱정할 필요가 없다. 눈 딱! 감고 첫 가게만 들어갔다 나오면 눈에 띄는 모든 가게들을 들쑤시고 다니고 싶어 진다. 덕분에 나는 구직을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취업에 성공했다.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Roxie의 Tip~!]

- 활짝 웃으며 인사하자 : 점원과 강렬한 아이컨택을 시도하면 효과는 배

- 자신감 있게 말 걸자 : 영어를 잘 못하면 대사 기억해서 기계적으로 말해도 된다. 단, 밝고 힘차게 기계적으로

- 매니저를 찾자 : 식당에서 사람을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는 이상, 일반 직원한테 주는 CV는 쓰레기통 직행이다. 웬만하면 매니저와 직접 대면하고 스몰 톡도 하며 직접 CV를 건네주는 편이 좋다.

- 최대한 많이 돌리자 : 사실 가난한 워홀러 신분에서는 CV 종이값도 껄끄럽기 마련. 하지만 재고할 필요도 없이 더 많은 발품은 더 많은 기회를 의미한다.

- 체인점이면 일단 넣어보자 : 별 볼일 없고 작아 보이는 가게라도 체인점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CV를 제출한 가게에서 구인을 하지 않으면 다른 지점에 연락해 연결해주기도 한다. 실제로 별생각 없이 CV를 돌렸던 작은 가게를 통해 다른 지점에서 첫 알바를 시작할 수 있었다.


+ 발품을 팔면 내가 살 동네를 한 번 쭉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집보다 일자리를 먼저 구할 경우 발품을 팔면서 가까운데 마트, 버스 정류장, 코인 세탁소 등이 있는지 살펴보며 살기 좋은 장소를 눈여겨볼 수 있다. 또 매장의 규모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너무 큰 매장은 청소가 힘드니 피하도록 하자!


InkedIMG_8850_LI.jpg 첫 CV 돌리기 직전. 두근


2. Seek, Indeed 등 어플 or 사이트 이용하기

: 이용해 본 경험은 있으나 어플을 통해서 구직된 적은 없다.

어플에 내 이력사항을 등록하는데 적을 게 없어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단순 서비스 직종은 은근히 찾기가 힘들며, CV를 등록하고 몇 군데 지원했으나 연락 왔던 곳은 없었다.

어플이나 사이트를 이용해 구직신청을 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느꼈다.

한국에서 단순 서비스 알바가 아니라 따로 직장 경력이 있는 워홀러들은 이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3. 한인 사이트(오클랜드의 경우 코리아포스트) 이용하기

: 대부분의 워홀러들이 한국인들과 일하러 먼 타국에 오지는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장점을 잘 이용한다면 충분히 도움이 되는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Roxie가 뽑은 한인잡의 장점~!]

- 일자리가 많다 : 일자리가 급감하는 한겨울에도 웬만큼은 올라온다. 사실 일자리가 많다는 건 양날의 검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당신이 정말 불운하여 도저히 직장을 구할 수 없다면 한인잡이 좋은 임시방편이 될 수 있다. 나도 계획 없는 퇴사와 지역 이동으로 인해 구직난을 겪을 때 한인잡을 하며 버틸 수 있었다.

- 구직 프로세스가 간단하다 : 일자리가 많은 여름에도, 진성 키위잡에 도전한다면 생각만큼 빠르게 취직하지 못할 수 있다. 내 친구는 서브웨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인중인 가게에 지원을 하고, 1-2주 뒤에나 면접 연락을 받았다. 구인 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한인잡은 한국과 다르지 않다. 포스팅 초반에 언급했다시피, 지원하면 머지않아 결과를 알 수 있다. 취직의 유무와 관계없이 성격 급한 한국인(더군다나 돈 없는 한국인이라면)에게 빠른 결과는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 식사가 제공되는 곳이 많다 : 식비 또는 식사 제공은 뉴질랜드 노동법상 의무가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키위잡은 직원 할인가로 음식을 사 먹거나, 도시락을 챙겨 오는 경우가 보통이다. 하지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의 경우 식사가 제공되는 곳이 많다. 뉴질랜드는 시급이 높은 만큼 장바구니 물가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다. 특히 외식은 매일 챙겨 먹기 부담스러운 수준의 가격이다.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진 워홀러에게는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은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영어를 잘 못해도 채용한다 : 뉴질랜드 전반적으로 영어를 못해도 채용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다. 두 번의 키위잡 모두 혼자 일할 일이 거의 없어서 영어를 그다지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하물며 한인 잡이면? 물론 손님들 중엔 영어 사용자가 대다수다. 그러나 일할 때 쓰는 영어는 정해져 있고, 한국인의 눈치면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아직 영어가 미숙해 키위잡이 겁난다면 한인잡에서 일하며 영어 실력을 조금씩 늘려보는 건 어떨까? (물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단점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내가 인지한 그 모든 단점조차, 당장 다음 주 집세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전혀 고려할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떤 극한의 상황에 처했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여하튼 구직은 열심히 하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한인잡을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4. 프랜차이즈 공식 사이트 이용하기

: 규모가 큰 회사는 대부분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직을 할 수 있다. 친구 중 한 명이 Subway 공식 홈페이지 구인 시스템을 통해 채용됐다. 나 또한 Tank, sushi 회사, Sals' pizza, Tandoor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력서를 제출했다. 또 오클랜드의 경우 Sky tower에 입점한 다양한 레스토랑과 상점, 카지노에서 일하고 싶다면, 스카이타워 홈페이지에서 지원할 수 있다.

맹점은 경험상 채용이 거의 안된다는 점이다. 구직 현황 알 수 있고, 구인중인 지점에만, 원하는 개별 형식에 맞춰 이력서를 제출했는데도 채용이 안됐다. 단 한 군데에서도 면접 연락을 받지 못했다. 당시 나는 프로세스가 아주 느리거나, 내 이력사항 또는 비자가 별로라서 채용이 되지 않은 줄 알았다. 그러나 지인 소개로 Tank에서 일할 당시, 키위(뉴질랜드 현지인)로 보이는 사람이 가게로 찾아와 왜 자신을 뽑지 않냐며 항의를 한 적이 있다. 의견 전해주겠다 달래 돌려보낸 뒤, 매니저에게 물어보자 자신은 온라인 지원을 거의 보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누군가 직접 가지고 온 CV 또한 버려버렸다. 또, 어떤 Tank 지점에 가면 CV를 받지 않으니 온라인 지원만 하라고 안내한다.

결론은 있으니까 한 번 이용은 해보라는 뜻이다. 내 친구처럼 채용되더라도 프로세스가 길게 걸릴 수도 있고, 나처럼 한 군데에서도 연락을 못 받을 수도 있다. 이 방법만 의지하기보다는 발품을 팔면서 동시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5. 인맥 활용하기

: 이 방법은 현지 지인이 거의 없는 워홀 초기가 아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인맥이 생겼을 때 아주 유용하다. 나 또한 겨울에 들어서 일자리가 급감해 구직에 힘들어할 때, 얼굴만 아는 지인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을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면접을 잡을 수 있으며, 면접에서 탈락할 확률도 거의 없다. 또한 현장에 상당히 빠르게 투입된다. 구직에 성공한 후, 나도 일자리를 찾는 다른 친구를 매니저에게 소개해 기회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이트를 통해 지원하면 채용과정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 CV의 경우 그냥 버려지는 곳이 허다하다. 구직 중이라면 주변인들에게 구직 중임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자. 기회는 아주 가까운 친구가 아니라 보통 적당히 아는 지인을 통해 들어온다.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팁이라면 또 다른 팁이다.


IMG_4075.jpeg 뉴질랜드 무지개는 매우 선명하다


+@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추천 시기

: 연말-연초는 비추천한다. 문 닫은 가게가 엄청 많다. 그러나 12월 초에서 1월 말 사이, 여름 그 자체에 오는 것은 매우 추천. 여행객이 많아서 일자리도 많고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좋아서 낯선 곳에서 첫 시작하기에 나쁘지 않다. 뉴질랜드의 겨울은 정말 우중충하기 때문에 이때 지나온 여름을 되새김질하며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일 년이니까, 여름은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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