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로 여행 갔을 때 였나?
비가 엄청 내렸잖아.
한옥으로 된 식당 처마 밖으로.
투명한 까페 유리창 밖으로.
우리가 쓰고 있는 우산 밖으로.
그렇게 비가 한참을 내렸지.
비가와서 신발이 젖고 옷에 튀어서 불평할 법도 한데
너는 마냥 신나 했었지.
우린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 했어.
비오는 걸 나도 좋아 하니까.
지금도 비가 온다.
산 위에도, 나무 위에도, 다니는 차 위에도.
비가 내려 앉는 곳은 다르지만
그때 우리가 같이 보던 비가 내린다.
출근하며 비가 온다고 문자를 했어.
답장이 없는 것을 보니
아마 아직 자고 있겠지.
네 방 창문 밖에도 우리가 보던 비가 내릴 꺼야.
돌아 오는 주말이 되면
경주에 놀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