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다 보면 서운한 일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언제나 행복하고, 언제나 핑크빛 가득 한 나날은 불가능하다.
주말에 약속을 잡고, 부픈 마음으로 금요일을 보내고 있을 때쯤 상대방의 미안한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가령, 제출일이 다가온 논문을 다 쓰지 못했다거나, 논문을 써야한다거나, 논문 준비를 해야 한다거나.
후우...후우....후우....
개인적인 감정이 듬뿍 들어간 예를 들었지만, 주말에 특근을 해야 한다거나 혹은 나도 모르는 집안일이 잡혀 있었다거나,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거나 하는 등의 많은 이유로 약속을 지키지 못 할 일들이 생길 수 있다.
비단 만나기로 한 약속이 깨어져서 뿐만이 아니라 서운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무수하게 많다.
내가 기대했던 만큼 무엇인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서운하다. 그것이 일이건, 상황이건, 감정이건.
그런데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서운한 감정은 나만 느끼는 것 아니다. 그 사람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할 것이며, 만나지 못해 서운할 것이다.
혹은 상대방이 나에게 한 무엇인가에 대한 기대가 미치지 못할 때, 그 사람도 서운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나 지금 서운하니까 나에게 잘해 라고 해야 할까.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하지만 만약 둘 모두가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고, 그 상황을 풀이할 방법이 없다면 때로는 내 서운한 감정보다 그 사람의 서운한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마음을 내가 느끼고 있고, 이해할 수 있으며, 공감하는 것이 내 나름의 위로 방법이다.
이를 테면,
"논문 쓰는 거 많이 힘들지? 담당 교수님 찾아가서 내가 확 협박할까?
나는 괜찮아. 오랜만에 집에서 늦잠 좀 자고 싶었어. 나는 걱정하지 말고 힘내.
이럴 거면 나도 자기랑 같은 거 공부할걸 그랬다. 그랬으면 논문 쓰는 거 도와주고 했을 텐데."
물론 서운함을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최대한 상대방이 미안함을 느끼지 않게끔 이야기하고, 그 뒤에 차분하게 내 감정을 푸는 것이 배려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을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위에서 처럼 "후우...후우...후우..."하며 숨을 깊이 내쉬기도 하고, 이처럼 글을 써 내려가며 상대방에게 소심하게 복수를 하는 것도 있다.
글이 이리저리 삐져 나갔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감정이라는 것은 나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둘이 같이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 서운하고 화나는 게 아니라는 점. 그걸 염두에 둔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좀 더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