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내 창에 부서지고

혼자남은 밤

by 임세환

하늘을 자주 올려다본다. 이번 가을하늘은 특히나 더 높고 푸르다. 하늘은 늘 그 자리에 있었을텐데 30대에 하늘을 본 기억과 추억이 생각나지 않는다.

사무실에서 내려다보이는 공원의 나무들이 푸르게, 빨갛게, 노랗게 색이 바뀐다. 그들이 어우러져 있어 한편의 그림이다. 10년전에 사무실이 이전했을적에도 가을빛을 보여주었을텐데 그때의 기억이 뚜렷히 나지 않는다

거리에 서면 나뭇잎들이 떨어지는 모습을 본다. 보도블럭에 떨어져있는 낙엽들도 눈에 들어온다.10년전에도 20년전에도 계절의 손바뀜에 따라 떨어지고 쌓여졌을데 그때의 기억은 별로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그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는데 그때는 보지 못하고 지금은 보게된다.

김광석의 노래도, 노래가사도 그렇다. 10대와 20대에 열광했던 노래와 30대, 40대에 손이 먼저 가는 노래가 다르다. 귀에 꽃히는 노래가사들도 마찬가지다.

1994년 학전소극장에서의 공연영상이라고 합니다. 귀한 영상 감사합니다.

담백하게 부르는 이 곡 <혼자남은 밤>을 좋아했다. 특히 "쓸쓸하게 보이네" 에서 거센소리 ㅆ을 내지르는 고음부분은 눈가를 찡그리며 음을 끌어올리는 모습으로 이 곡을 기억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부르는 아름답고 예쁜 가사들이 먼저 들린다.

별빛 내창에 부서지고

별빛이 창에 부서진다. 정말 예쁜 말이다. 부서짐에도 아름답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놓쳤을까싶다.


환하게 밝아지는 내눈물

눈물이 환하게 밝아진다도 예쁘다. 그리고 역설적이다. 환하게 밝아지는 이미지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눈물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그래서 그의 눈물은 슬프지 않다. 긴 밤을 외로히 홀로 지새웠음에도 더이상 쓸쓸하지 않고 희망을 안고 아침을 맞이한다.


김광석의 노래말은 시인의 시에서, 작사가의 손길에서 태어났지만 김광석의 기타와 하모니카, 그리고 그의 목소리, 그의 삶을 통해서 자랐고 성숙해지고 있다. 아름다운 시어들이 김광석이라는 훌륭한 악기와 어우러져 한 편의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출근길에 이 노래를 들으며 흔적을 남긴다.

김광석이 부르는 아름답고 예쁜 가사들을 채집하는 것도 재미나겠다. 그 말들의 깊은 알게 되는 나이가 되어 좋다. 아쉽다기보다 기쁘다.

가을과 함께 나도 더 성숙해갼다.






어둠이 짙은 저녁 하늘 별빛 내 창에 부숴지고

외로운 밤을 홀로 지샌 내 모습 하얀 별 나를 비춰주네


불빛 하나 둘 꺼져갈 때 조용히 들리는 소리

가만히 나에게서 멀어져 가면 눈물 그 위로 떨어지네


외롭게 나만 남은 이 공간 되올 수 없는 시간들

빛바랜 사진 속에 내 모습은 더욱 더 쓸쓸하게 보이네


아 이렇게 슬퍼질 땐 거리를 거닐자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


어둠이 짙은 저녁 하늘 별빛 내 창에 부숴지고

외로운 밤을 홀로 지샌 내 모습 하얀 별 나를 비춰주네


외롭게 나만 남은 이 공간 되올 수 없는 시간들

빛바랜 사진 속에 내 모습은 더욱 더 쓸쓸하게 보이네


아 이렇게 슬퍼질 땐 노래를 부르자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

아 이렇게 슬퍼질 땐 노래를 부르자

삶의 가득 여러 송이 희망을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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