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을 기다리며

by 임세환

11월 첫날이다.

밖에는 가을비가 소리없이 내린다. 어제는 맑은 하늘 단풍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정말 가을비가 내려 땅을 적신다. 덕분에 단풍들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더 빨리 땅으로 떨어진다. 나무잎이 떨어지고 꽃들도 지고 있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인가 싶다.


오늘 아침, 눈길이 가는 노래는 김광석의 <꽃>이다. 1991년 그의 나이 28살, 두번째 음반 중에 두번째 곡이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광야에서>를 지은 그의 동료가 만들고 김광석이 불렀다.

이 노래는 서정적이나 서정적이지만은 않다. 자연을 노래하지만 사람을 노래했고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다. 꽃이 지듯 청춘들이 쓰러져가는 것을 보았고 꽃이 피듯 삶의 한걸음 전진을 노래했다.


28살의 김광석은 청춘을 위로하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슬프지만 슬프지만은 않다.

그가 이 노래를 부른지 30년이 되는 올해, 우리들의 삶은 윤택해졌지만 정서와 공감, 연대의 정신은 메말라 있다. 청춘들의 삶이 활짝 피어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광석이형의 위로와 희망의 노래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가을의 끝자락이다.

꽃이 지고 긴 겨울지나 다시 봄을 맞이하고 찬란한 여름을 함께 맞기를 바래본다.

나뭇잎과 꽃들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지만 우리에게는 김광석이 있다. 그의 위로가 있다.

오늘도 희망을 안고 한걸음 더 내딘는다.



1994년 31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대동제공연영상/감사합니다.
1991년 28살, 노래를 찾는 사람들 공연영상/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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