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감정평가사입니다.
2003년 30살에 시험에 합격하고 줄곧 가온감정평가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부터는 김동각대표이사님과 함께 기획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새 대표님이 제일 먼저 추진한 건 <감정평가서작성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공적데이타를 활용하여 신속하고 오류없이 평가서를 작성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 실무책임을 제가 하게 된 겁니다.
4월25일 업체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업체 이름은 베스트초이스! 우리의 선택이 업체이름과 같이 훌륭하게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전달드렸습니다. 그 때 사장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사장님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입니다. "홍도야~~~우디마라"의 배일섭을 꼭 닮았습니다. 체형도 그렇고 말씀도 그렇고요. 제가 이리 이야기하면 싫어하시겠지만 유쾌하고 호탕하십니다. 그래서 저희도 잔뜩 기대했었습니다. 빨리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길 말이죠.
5월,6월,7월
처음 결의와 달리 진행은 더디었습니다. 전산 실무자들과 담당 평가사를 데리고 몇 번이나 업체를 직접 갔는지 모릅니다. 성질도 내보고 아이스크림도 사가지고 가서 부드럽게 이야기도 나눠보고 협조도 구했습니다.
그때마다 사장님은 사람좋은 모습으로 "금방됩니다. 조치하겠습니다. 주말에 나와서 정리해드릴께요." 라고 하셨습니다. 사장님의 미소를 보고 기대를 안고 또 회사로 돌아왔었습니다.
문제는 절대시간이었습니다. 시간여유를 두고 의견을 드린 후 피드백을 받고 다시 수차례 원격작업과 의견제시가 순차적으로 진행됨에따라 프로그램은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사장님의 수고로 187번을 바로 잡아가며 uniarms-gaon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11월 18일 수요일 아침 9시에 테스트서버를 닫았습니다. 본격적인 실서버에 접속해서 감정서를 작성하고 발송하게되었습니다. 근 7달만의 성과였고 기획부의 도형이와 권현철평가사가 제일 많이 고생했었죠. 물론 배일섭 닮은 사장님도요.
7개월동안의 <그날들>의 성과였네요. 다음 주에는 감사의 인사와 함께 프로그램안정화와 다음 단계를 상의하려 방문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실서버 접속 다음날인 어제 뜻하지 않은 소식을 들었어요.
그건 바로 사장님부인별세입니다. 향년 52세.
갑작스런 소식에 당황했습니다. 한번도 뵌 적이 없지만 남편을 보면 아내가 보이듯 사장님만큼 멋진 분이실 게 확실하니까요. 더 놀랬던 건 52세 젊은 나이에.....
출근길
광석이형의 <그날들>을 듣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장님께서 사모님의 음성을 들을 수가 없네요.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형의 노래가 더 슬피 들립니다.
부인옆에서 밤을 지새우셨을 사장님을 생각하면 슬픔이 배가 됩니다. 어린 아이 둘을 두고 이별해야 하는 엄마의 마음도 오죽할까요?
그동안 아프셨는지, 갑작스러운 사고였는 지 알 길은 없습니다. 부인을 잃고 슬픔에 잠긴 사장님에게 여쭈어보기도 송구하고요. 마음을 다해 명복을 빕니다. 벌써부터 다음주에 어찌 뵐 지 걱정입니다.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대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대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날들
그대는 기억조차 못하겠지만
이렇듯 소식조차 알 수 없지만
그대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흐르곤 했었던 그날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대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대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날들
그렇듯 사랑했던 것만으로
그렇듯 아파해야 했던 것만으로
그 추억 속에서 침묵해야만 하는
다시 돌아볼 수 없는 그날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