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이 없는 세상

두바뀌로 가는 자동차

by 임세환

4년전 손석희의 앵커룸 뉴스브리핑에서는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두 번 생각하지마. 다 괜찮아) 를 소개했습니다. 그 전주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수 밥딜런의 노래였고 최순실국정농단사건으로 괜찮지 않은 일들이 괜찮다고 얘기되나 사람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었죠.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지금 듣고 계신 노래, 가수 김광석의 노래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원래 이 곡은 지난주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가수 밥 딜런의 노래입니다.
그는 음악을 통해 기묘한 세상을 풍자하며 다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지요.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왜곡된 세상을 살았던 우리의 가수들은 그의 가사를 한 번 더 비틀었습니다.
김광석 이전에 가수 양병집이 가사를 바꿔 불렀던 밥 딜런의 같은 노래는 가사와 창법이 저속하다 해서 한때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었지요.그러나 그것이 엄혹한 세상에 대한 풍자 때문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자동차가 두 바퀴로 가고. 물 속으로 비행기가 날아가는 세상.
노래가 금지의 시대를 지나 계속 대중에게 사랑받은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노래 가사 속 그 세상처럼 정말로 복잡하고 아리송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쉽게 이해하기 힘든. 그 많은 일들을 향한 물음표는 오늘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 뉴스룸이 추가로 전해드린 내용들입니다.
누군가가 스쳐간 자리마다 맞춤형 특혜 의혹은 가득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우연과 행운은 거듭되었습니다.
포수에게 잉어가 잡혀오고 강태공에게 참새가 잡혀오는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일들은 거듭 반복되고 있는 것이지요.그래서일까…
여당 내에서조차 지적이 나왔고 SNS엔 해명을 요구하는 말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밥 딜런의 또 다른 가사를 흉내 내서 말하자면 그 답은 바람 속에서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두 번 생각하지마. 다 괜찮아)
오늘 화두로 삼은 원곡 '두 번 생각할 필요 없어, 괜찮아'라는 곡, 밥 딜런 노래의 제목은 이랬습니다.
자꾸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다 괜찮은 것이라면…정말 다 괜찮은 것일까.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2016.10.17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손석희


jtbc 앵커브리핑은 꼭 찾아보았던 때가 있었네여. 가수가 노벨문학상을 타다니.. 대단한 일이었죠. 익숙한 그늬 노래를 광석이형이 <다시부르기>에서 불러주었습니다. 정확히는 밥딜런의 노래를 번안하여 1970년대에 가수 양병집님이, 1990년대에 광석이형이 불러 준 노래입니다. 경쾌한 멜로디만 쫒아가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한채 흥이 나지만 노래가 끝나고 나면 씁쓸한 개운치 않은 뒷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더 노래를 들어보고 "아 이건 아니잖아"라고 깨우치게 됩니다.


광석이형 공연영상을 보려고 유투브에서 <두바뀌로 가는 자동차>를 검색하다 1995년 공연영상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김광석의 <두 바뀌로 가는 자동차>, 1995.06.29. 공연은 삼풍백화점이 무너진날입니다.


"계속 처지는 노래만 불러더니 표정들이 좀 안 좋으시군요. 하하..네. 다음 곡은 <두바뀌로 가는 자동차>인데요. 사실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 상식화되어 가는 그런 모습이 많습니다. 오늘 뭐. 또 비상식적인 일이 또 벌어졌다는군요. 삼풍백화점 무너졌다고해서...일찍 오셨던 분은 모르시죠.... 900명이 뭐 이렇게 깔려있다고.. 여하튼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고요.... 술렁거리시네.... 다 끝나고 확인해 보십시오. 무너졌다고해서 걱정되서 집에 전화해봤더니 집사람이 삼풍백화점을 갔데요....그래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더니.... 3시반에 나왔데여.... 무슨얘기인지. 하여튼....... 에... 참 ..황당한 일이 벌어져서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습니다.. 많이들 안 다치셨으면 좋겠구요. <두바뀌로 가는 자동차> 시작하겠습니다."


공연의 처음에 이야기가 시작될 떄는 알지 못했습니다. 삼풍백와점이 무너졌다는 것을요.

그날, 그럼에도 공연은 공연인지라 처지는 노래에 지친 관객들을 위해 신나고 빠른 노래 이곡 <두바뀌로 가는 자동차>를 들려주었습니다. 빠른 하모니카와 형의 기타소리가 흥을 돋웁니다.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이어집니다. 빠른 리듬에 신나게 노래를 불러주니 당연 관객들의 호흥이 좋을 수밖에요.


관객들은 삐삐가 있었는가 싶습니다. 핸드폰은 당연 없었을 거고요.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되었을 겁니다. 백화점의 건물에 혹시나 있을 가족들의 걱정도 내려놓습니다. 이 노래 엄청 신나거든요.<두바뀌로 가는 자동차>말입니다.


노래를 마치고, 공연이 끝난 후의 공중전화부에 줄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겠어요. 혹여라도 가족이나 친지중에 그곳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더 했을겁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김광석이 부른 노래를 들으며 박수치고 떠들었던 공연장에서의 자신을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를 수도 있었겠어요.


<역설>은 부조리한 현실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비꼬아서 때로는 빗대어서 설명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말합니다.<역설>이라는 단어가 전제하고 있는 건 바로 "부조리한 현실, 어처구니 없는 상황,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의 존재"입니다. 그런 현실과 일들이 사라진다면 "괜찮다"고 에둘러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겠죠.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습니다.

월요일 아침 너무 춥네여. 진짜 겨울인가 봅니다. 건강하고 안녕한 하루가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가방없이 학교가는 아이

비오는 날 신문 파는 애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태공에게 잡혀온 참새만이

긴 숨을 내쉰다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번개소리에 기절하는 남자

천둥소리에 하품하는 여자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두른다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두른다



양병집의 <두 바뀌로 가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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