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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환 Feb 13. 2021

I've got a crush on 성봉

매일 만나는 별 두번째 - 성봉영어

지금은 11살이 된 서현이, 6살에 유치원을 다녀와서 아빠에게 물어봅니다.

"아빠, 수박이 영어로 뭐야?"

"어. 수박"

"응, 수박. 아빠와 내가 여름에 좋아하는 그 맛있는 수박 있잖아. 그 수박이 영어로 뭐라고 해"

"watermelen, 워터멜론이야, 워터멜론"

"에이, 아빠, 워터멜론이 뭐야, 워러멜론이지, 워러멜론. 아빤 그것도 몰라?"

"어. 그래 워러멜론, 워러멜론이 맞겠다. 서현이가 아빠보다 영어를 잘하네. 대단하다.ㅎㅎ"


아이들은 외국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제가 당해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저는 영어를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어요. 그 흔한 토익이나 토플시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요. 대학 학부도 국어교육과를 다녔고 그래서 영어보다는 한자가 더 편합니다. 외국영화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이름이 세글자를 넘어가면 아....머리가 지끈지끈아파서 일부러 보지를 않습니다. 한국영화, 예전엔 "방화"라고 했죠? 방화인이었습니다. 한국영화만 찾아서 보고 외화를 멀리하니 당연히 영어와 가까워지는 접점이 없는 게 당연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고시공부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유일하게 "영어"시험을 보지 않는 시험이 있었습니다. 사법고시는 물론 공인회계사, 세무사 모두 영어가 있었는데요. 유일하게 영어가 없었던 시험이 <감정평가사>였습니다. 이 시험도 2002년 1차 시험부터는 영어과목이 추가된다고 했습니다. 영어 공부하는 것이 싫어서 이 다른 건 보지도 않고 감정평가사 시험공부를 했는데요. 영어를 공부하지 않았을까요? 2001년에 1차 시험 합격을 하고 2002년에 2차 시험만 보았습니다. 제가 2002년에 시험 합격을 했다면 영어공부를 안 했을 텐데요.


그해 2002년 2차 시험에 낙방을 하니 큰일 났더라고요. 2003년에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겁니다. 고3에 영어공부를 하고 해 본 적이 없으니 대략 난감이었습니다. 40점 과락만 면하자고 영어단어만 외웠어요. 1차 시험 정답을 발표하는데 영어만 채점을 했어요. 나머지 과목은 전에 공부를 했던지라 답안도 채점하지 않았어요. 영어 40문제 중에서 21문제 52.5점을 맞았어요. 합격이었고 60일 후 2차 시험. 그해 말 2차 시험 합격소식 그 후 18년간 감정평가사로 가온 감정평가법인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에서 영어를 쓸 일이 없었습니다. 잘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만이었고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아쉬울 것도 없었는데요. 그런데 제 아이와 이야기를 하니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영어공부를 해 보아야겠다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 제가 부족한 탓이었습니다.


그러던 2019년 1월 말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2019년 한 해를 계획하는 워크숍이었는데요. <디자인 2019> 워크숍. 4시간 동안 2018년을 돌아보고 2019년을 계획하고 발표하는 모임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영어 선생님인 이성봉썜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희는 온라인으로 만났고 매일 조금씩 자기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스몰스텝 모임의 운영진으로 매달 한 번씩 만났었네요.  


<디자인 2019> 워크숍 이후 선생님은 영어회화를 5 문장씩 1년 동안 100강을 찍어서 유튜브네 올려주셨어요. 선생님 본인의 스몰스탭으로요. 2019.1.26.이 그 첫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6,7문장, 나중에는 5개 문장을 올려주셨고요. 아래는 해당 영상과 100강의 유튜브 링크, 500개가 넘는 문장을 Workflowy로 정리해 주셨습니다. 물론 성봉 선생님이 직접이요. 성봉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영상을 통해 200명 넘는 사람들이 매일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녹음을 하고, 어떤 분은 필사를 하고, 어떤 분은 퀴즐렛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억을 했었죠.


2019.1.26부터 영상이 올라오는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집 뒤 북한산을 오르내리며 매일 5개 문장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간혹 영상이 올라오지 않는 날에는 직전에 올라온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복습도 했었고요. 물론 발음은 아예 무시하고(제대로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ㅎㅎ) 문장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발음은 엉망 그 자체였습니다)

성봉 영어 54~58강 복습한 영상입니다. 문장만 열심히 외우려고 했습니다.


5개 영상을 만나는 매일매일이 좋았습니다. 당시 제일 좋아하는 문장은 두 번째 강의의 두 번째 문장인

"그는 너에게 홀딱 반했다, He's got a crush on you" 였는데요. 이 걸 제가 매일 이 남자에게 추파를 보냈어요. 이 글의 제목처럼요. 너무 감사했죠


하지만

2019년 6월 30일 이후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어요. 제 개인적인 일인데요.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람들과의 만남을 극도로 가지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답답한 시간이었습니다. 영어야 원래 말하는 법을 알 길 없었지만 우리나라말하는 법을 잃어버려서 많이 어려웠습니다.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흥 버튼 정흥수 선생님을 만나 어린아이처럼 한 글자 한 글자 발음하고 받아 적기 하면서 말하는 법을 익힐 수 있었어요


신기한 것은 우리말에 대한 어법을 배우게 되니 영어 발음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다시는 서현이에게 "워터멜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요량으로 말이죠. 성봉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다시 이 매력적인 남자와 12주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건 바로 성봉 영어 <발음 6기> 수업이었어요. 바로 어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주입니다. 지난 12주 동안 매일 이 빛나는 별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12주 동안 다시 성봉님께 홀딱 빠지게 되었거든요.


강의는 12주로 구성되고요.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에는 약 40~50분의 수업 영상 시청이 있어요
강의는 크게 두 개로 나뉩니다. 학습할 발음과 학습할 대화문입니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은 월요일에 강의 내용을 나누러 훈련하는 10분 정도 훈련을 합니다.
금요일에는 한주의 훈련을 녹음해서 제출하면 성봉 선생님이 개별코칭을 해 주십니다. 피드백 영상을 제작하여 다시 학습자에게 보내줍니다.

 


다시 제가 " I've got a crush on 성봉" 하게 된 것은 다음 세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성봉님의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과 그 마음에서 우러나온 학습자에 대한 배려입니다. 매번의 강의는 학습자를 배려하고 있습니다. 강의와 훈련 영상은 학습자가 따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줍니다. 한주의 마지막 피드백 영상을 듣고 나면 제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그래도 그나마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정성을 다한다는 표현이 딱인 성봉 선생님입니다.

부끄럽지만 개인 피드백 중 일부입니다.  성봉쌤의 세심한 배려를 알 수 있어요


둘째, 성인학습자가 알 수 있게 쉽게 가르칩니다. 특히 한국어의 발음과 영어의 발음이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요. 한국어와 영어의 발음방식이 다르니 응당 다른 것을 다르게 접근해야하는데 데 저는 제가 편한 방식으로만 공부를 했더라고요. 흥버튼쌤의 강의에서는 그랬어요. 한글자한글자를 또박뽀박 바르게 발음을 하셔야 한다라고, 글자의 길이를 같게 발음하셔야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영어인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영어는 "이기적인 언어"여서 확실한 모음에 강세를 두고 호흡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어요. 한국어와는 다르죠. 다른 것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네여^^


셋째,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시는 분이어서입니다. 사람들은 꿈과 희망을 말로 이야기 하지만 실천하는 이들은 행동으로 꿈을 보여줍니다. 꿈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동사에요. 말하지 않고 몸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성봉쌤이 그런 분입니다. 쌤은 <평생 숙제였던 영어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는데요. 그걸 보여주고 계셔서 홀탁 빠지게 되는 것이죠


매일 만나는 별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흥버튼쌤을, 오늘은 성봉쌤을, 다음은 3년전 겨울 만나 지금도 매일 만나고 있는 매력적인 송길헌쌤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합니다. 길헌쌤은 스몰스텝 <고고고>필사방에서 매일 책속의 명문장들을 소개시켜주시고 필사하게끔 만들어 주셔서요.


참,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제가 홀딱 빠진 남자에 대한 사랑은 독점하진 않을께요. 제 사랑도 소중하지만 영어에 목말라하시는 분들의 사랑도 소중하니까요. 매일 만나십시오. 이 매력덩어리 성봉쌤을요. 감사합니다.




아래글은 지난 2019년 4월 스몰스텝 정기모임에서 성봉쌤의 영어강의 후기입니다. 담이님이 잘 정리해주셔서 함께 글에 모셨습니다. 두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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