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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환 Apr 16. 2019

하나의 사진, 세개의 현재

광화문에서

지난 월요일 저는 광화문으로 출장을 나갔습니다. 제 주된 업무가 부동산가치평가(감정평가)라서 부동산현장조사와 거래처분들과의 약속때문이죠. 사실 그 약속은 9시이후에나 있는 일입니다.


광화문직전 두세 정거장전에 버스에서 미리 내립니다. 아침 출근시간, 정확히 이야기하면 출근 휠씬 전의 시간 도심을 흐르는 따뜻한 햇살, 차가운 공기, 사람들의 냄새가 스미는 이른 시간, 사부작사부작 걷는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얼마전 세월호의 천막이 철거되었다는 뉴스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그 자리는 어찌어찌 지내고 있는지도 보고 싶었습니다.       

1개의 사진, 3개의 현재


하나. 자주독립선언 100년의 현재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옆에에 붙어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올해는 1919년 삼일운동의 100년,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년 대한민국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건국절에 대한 논란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우리나라 헌법전문은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불과 3년전 대통령앞에서 대통령을 꾸짖었던 광복군 김영관님의 외침이 더더욱 아른거립니다.  올해 100년이 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행사는 국가보훈처의 주관으로  성대하게 치뤄졌습니다.



또 하나. 세월호 5년의 현재


세월호천막이 있었던 자리에는 시민들의 힘으로 <기억과 빛>이라는 전시 공간이 만들어졌네여. 아침일찍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는 저를 보고 사진 찍는 기자님은 이곳의 관계자냐고 묻습니다.

"아닙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인데요. 아이들이 궁금해서 들어왔습니다."

"아..네"

"아직 정식오픈전이라, 언론에도 공개하지 않는데......아직 들어오시면 안돼요"

"아.. 그런가요

"제가 너무 성급했네여. 송구합니다."


천막이 있던 자리는 기억의장소로 바뀌었습니다. 시민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오가며 아이들을 기억하고 안전한 국가를 염원하고 만드는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 별이 된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해 줄 수 있는 나의 약속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이순간의 현재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몇년전부터 계절이 변하는 시점에 따라 입간판의 시와 그림이 변하는 것으로 압니다. 2019년에 봄을 맞아 새롭게 간판이 들어서 있었더라구요. 매일 지하철을 타고 다니느라 바꾸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에서야 보았습니다.



시인은 정현종님, 제목은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오늘의 봄은 좌절하지 말고 주저앉지도 말고 쓰러지지 말고 다시 한번 기지개키고 힘찬 날개짓하자고 이야기합니다. 이곳은 바로 지금이순간의 모습입니다.


하나의 사진, 세개의 현재를 만나는 아침시간은 행복했습니다.

사실 저 사진 옆에는 이순신장군도 세종대왕도 계십니다. 이분들을 억지로 피해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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