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쉼, 우리나라 템플스테이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준비하며 노동하는 고통을 여의는 삶을 위하여

by 김명희 노무사



사람이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늙거나 병들거나 죽는 것이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생각 때문에 더 고통스럽다고 느끼게 됩니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 외에도

좋아하는 사람 못 만나는 괴로움,

싫어하는 사람 만나는 괴로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

더 나아가 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 즉 오취온(五取蘊) 자체가 괴로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수가 겪는 괴로움이 있는데, 바로 ‘노동하는 고통’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용종속 관계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들의 고통입니다.



송광사 불일암 입구



저는 2004년에 공인노무사 시험에 최종합격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니, 대학시절 전태일 평전을 처음 접했던 날부터,

아르바이트 하면서 당시의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던 날부터,

그리고 아버지께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되셨던 날부터

“노동”이 삶의 화두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여 법적, 제도적, 조직적으로 노동문제를 풀어가는 방법,

즉 근로기준법 등의 개별적근로관계법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등의 집단적노사관계법상의 법적 권리들을 정확히 확인하고 누리는 것,

법을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마련된 각종 지침, 매뉴얼 등을 활용하는 것,

노동조합이 가진 연대의 힘으로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것 등을 통해


노와 사를 전문적으로 코치하는 일이 주 업무인 ‘공인노무사’라는 옷을 입고 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노동하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고통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고,

고통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며,

어떻게 알아차려야 하는지,

그래서 결국 고통을 소멸시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기 위해,

안만큼 체득하기 위해

제가 찾은 방법을 공유하는 기회를 종종 가지고자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기회에 특별한 쉼을 제공하고 있는 우리나라 템플스테이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법주사 팔상전과 마당



템플스테이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설명할 것이고,

향후 가끔 저의 체험을 중심으로 좋은 사찰들을 안내하면서

고통의 소멸을 향해 가는 길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고,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는 ‘홀로 있음’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고,

홀로 할 수 있는 최적화된 고통 해소 방법인 호흡명상이 붓다의 수행방법이었기에,


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와 특별한 쉼을 제공하는 우리나라 템플스테이를 경험하는 것은

각자가 마주한 고통을 완화시키거나 해소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의 동림선원



<템플스테이의 유형>


1. 휴식형

-> 공양, 즉 식사하는 시간만 지키며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묵언하면서 지낼 수 있는 유형입니다.

예불은 종교에 따라 선택 가능하고, 스님과 차담을 하거나 명상 방법을 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체험형

-> 사찰예절부터 문화해설, 다도, 108배, 명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유형입니다.



3. 수행형

-> 호흡명상이나 참선만을 하는 유형입니다. 삼천배 등 절수행만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복합형

-> 휴식형과 체험형의 일부를 결합하여 진행하거나, 체험형 중 일부와 수행방법 중 일부를 결합하여 진행하는 유형입니다.



* 그 외 무문관형도 있는데,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면 안에 갇혀서 일정 기간 홀로 수행하는 유형입니다.

스님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문관 템플스테이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하는 사찰은 계룡산 갑사 한 곳이고,

그 외 몇 군데 사찰에서는 1년에 1~2회 정도 부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상사에서



<템플스테이의 효과>


1.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방법인 명상을 배울 기회

: 고통을 해소하는 것이 주 관심사인 사람에게는 그 방법인 명상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2. 특별한 쉼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

: 각 유형별로 각각의 매력이 있어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하면 됩니다.


휴식형은 자유롭고 편안하게 묵언하면서 자신과 마주할 수 있어서 좋고,

체험형은 사찰의 모든 것이 궁금한 이에게 적합하며,

수행형은 절수행이든 명상수행이든 수행 중심으로 생활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3. 자기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길을 발견하는 계기

: 자기를 직접 대면할 기회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제공해줍니다.



4. ‘홀로 있음’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

: 거미줄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완벽하게 홀로 있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매우 소중합니다.

매일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지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템플스테이는 ‘홀로 있음’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5. 자연과 함께하는 치유의 시작점

: 템플스테이의 장소인 우리나라 사찰은 주로 명산에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자연스럽게 자연과 함께 지내볼 수 있어 그 장소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치유가 시작됩니다.



6. 사찰 특유의 건축과 문화가 숨 쉬는 공간 체험

: 사찰이라는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 동안 체험하게 될 사찰 특유의 건축미와 문화 체험은,

심신을 피로하게 하고 복잡한 일상생활이 묻어있는 공간에서 벗어나 여유와 여백의 미를 느끼게 해 줍니다.



7. 종교의 벽이 따로 없는 열린 체험

: 템플스테이에 오시는 분들은 종교가 없는 분부터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다양합니다.

예불의식 참여를 강요하지 않기에 종교와 상관없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템플스테이는 이를 경험하는 각각의 사람들에게 자기에게 축적된 지혜만큼의 경험을 선사해줄 것입니다.



건봉사 만일결사를 기리며



코로나19로 여전히 상호 간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물리적으로는 지속적으로 거리를 두어야 하겠지만,

마음만큼은 서로 연결되어 마음의 노동조합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템플스테이는 이러한 길을 가는 데 있어 하나의 유익한 길,

즉 노동하는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조직적 대응에 더하여

근본적인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호흡명상 및 참선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될 것입니다.



건봉사 풍경



언젠가 들은 얘기인데요.

우리나라 템플스테이가 세계 5대 관광상품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인들 사이의 왕래가 거의 없지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템플스테이를 경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경우도 매우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산사에 가서 인류 최고의 지혜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널려 있음에도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그 가치를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블루가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이럴 때, 가까운 산사로 마스크 쓰고 묵언하면서 조용히 산책 다녀오는 건 어떨까요?


내친김에 1인 템플스테이도 신청하여 스님들께 호흡명상이나 참선도 배워보고, 맑은 차도 한 잔 마시고, 자연이 내뿜는 녹색 향기도 맡아보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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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사 무문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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