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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노무사 Dec 12. 2020

불변하는 고정된 실체는 없다, 무아!

깨달음이란 '무아'를 체득하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괴로움이 소멸된다!



내게 깨달음이 무엇이냐고 한마디로 이야기해 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무아(無我)를 체득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또 싯다르타가 무엇을 깨달아 붓다가 되었냐고 묻는다면, 사성제(괴로움인 4고 8고, 불만족 - 괴로움의 원인인 무명과 갈애와 취착 - 괴로움의 소멸인 해탈열반 - 괴로움의 소멸로 이르는 길인 팔정도), 삼법인(무상-고-무아), 연기(조건생멸·상호의존, 즉 中의 가르침), 중도(=팔정도), 공(=무아)이라고 답할 것이다.     



갑사 무문관 내부



불교 공부를 시작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붓다가 무엇을 설하셨는지 머리로 이해하여 전체적인 숲을 본 것은 공부 초기 몇 년 사이 된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나무를 일일이 보고, 이를 체득하는 것은 아직 너무 먼 일인 것 같다.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세상에서 가장 멀다고 하는 말이 실감이 난다. 게다가 오히려 ‘나’가 강화된다면 더욱 큰 일!     



해인사 성철스님 사리탑



‘무아’는 불변하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의미이다. 고정불변의 자아는 없고, ‘나’는 오온(색-수·상·행·식, 즉 물질-정신)의 가합 상태에 있는 것이다. 현대물리학도 시공간 속의 물질들이 끊임없이 생멸한다고 했다.      


무상, 즉 끊임없이 변하기에 그 자체가 괴롭고, 끊임없이 변하기에 고정된 실체는 없다. 형성된 것은 사라지게 되어 있고, 일어났다 사라지기를 반복(찰나찰나멸)하는데, 조건에 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법정스님 계신 곳



이것이 일어나기에 저것이 일어나고, 이것이 사라지므로 저것이 사라진다. 무명으로 인해 행-식-명색-육입-촉-수-애-취-유-생-노·사가 일어나고, 무명이 멸하면 행-식-명색-육입-촉-수-애-취-유-생-노·사도 멸한다.     

이렇게 연기적으로 일어났다가 사라지면서 연기무아적 윤회를 하는 것이고, 연기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상견과 단견을 넘어선 中의 가르침이며, 중도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팔정도)을 의미한다. 비어 있기에 실체가 없는 무아이고, 무한한 가능성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우주 그 자체여서 불생불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이치에 맞게, 실체가 아닌 ‘나’를 거머쥐고 평생 ‘나’를 공고히 하다가 죽지 않기를! ‘무아’가 체득되어 괴로움을 여의기를!



-> 이 글은 9월 25일 출간된 <여성 직장인으로 살아 내기>에 실려 있습니다.



태국 방콕 어느 사원, 붓다와 제자들을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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