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에 노동조합을 생각하며

정부, 사용자, 노동조합, 직장인들에게 드리는 제언

by 김명희 노무사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헌법 제33조제1항의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노동3권을 위와 같이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위 내용을 조금 풀어서 써보면 다음과 같다.


근로자(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근로자 2인 이상 모여서 노동조합 설립할 수 있는 권리),


단체교섭권(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리),


단체행동권(헌법에서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법률로 구체화한 것이 쟁의행위인데, 쟁의행위는 파업ㆍ태업ㆍ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함)을 가진다.





그리고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하는데,


아래 가~마, 각각의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


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나.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는 경우

다. 공제ㆍ수양 기타 복리사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라.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다만,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

마.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또한 노동3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쟁의조정신청 권리(단체교섭을 하다가 교섭이 결렬되었을 경우, 쟁의행위를 하기 전에 반드시 조정절차를 거쳐야 함. 쟁의행위까지 가지 않더라도 노동위원회 조정을 통해 노사의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음)가 있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권리(노조법 제81조의 부당노동행위, 즉 노동3권 침해행위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는데,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3월 이내에 해야 함)가 있으며,

노조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에 대해 사용자가 노조 또는 근로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기에 이 역시 노동조합의 권리가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노동조합의 권리가 제대로 행사되고 있을까?

그 대답은 노동조합의 조직률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11.8%인 것.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도 노동조합 조직률20%를 넘어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

심지어 이젠 코로나19 시대로 들어선 지 5개월째이고,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도 없게 되었기에, 이러한 대변혁기에 노동조합은 무엇을 해야 하고, 정부와 사용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하여 우리나라 노동조합을 생각하며 정부, 사용자, 노조, 직장인들에게 제언을 하고자 한다.


<정부에 대한 제언 3가지>


1. ‘노동존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데,

노동 관련 각종 가이드라인이 권고에 그쳐

각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키지 않고 있으므로,

이들에게 강력한 의무를 부과하라!


사실, 개인적으로 현 정부의 열렬한 지지자이지만,

노동 분야만큼은 많이 미진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나 지자체부터 노동존중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부 각 부처도 문제가 많고,

지자체는 말도 못 할 정도로 반노동적인 사고방식에 물들어 있는 곳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기를 바란다.






2. 노동조합 조직률이 12%가 안 된다는 것은

88% 이상의 미조직 근로자들이 있다는 뜻이므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직을 반드시 임기 내에 만들어라!


2017년 대선 전후로 노동회의소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었는데,

지금은 흐지부지된 상태로 보인다.


미조직 근로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및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20대 국회는 아무것도 못한 채 끝났다.


이제 21대 국회가 시작되었으니,

노동회의소에 대해 더 진전된 안을 가지고 활발한 토론을 거쳐

반드시 현 정부 임기 내에 노동회의소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3. 제대로 된 노동교육이 없었기에,

스무 살 넘은 성인이 자신의 법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문화가 만연해있으므로,

모든 대학생이 노동인권 및 노동관계법을 필수 교양과목으로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할 수 없도록 대학 교과목을 개편하라!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의 (김누리 교수가 이야기한) 야수자본주의가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으므로,

노동을 하는 인간의 권리를 인간 스스로가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사용자에 대한 제언 1가지>


사용자들은

근로자는 통제해야 하고,

노동조합은 만들어지지 않으면 좋으며,

만들어졌더라도 식물 노동조합으로 남아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꿔라!


얼마 전에 국내 최대 대기업 삼성이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고,

정상적으로 노동관계법률을 지키겠다고 하는 것을 보며,

그것이 비록 시늉만 하는 것일지라도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더디게 흐를지라도 결국 바다에 이르게 될 것이므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제 노동과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을 인정했으면 좋겠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고통은 줄어든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최대한 지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괴로움을 이제는 소멸시킬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노동조합에 대한 제언 1가지>


노동조합은 이것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된 인식을 버려라!


기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하는 노동운동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경직성’이다.


나는 불변하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 무엇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불교의 핵심이기도 하고,

시공간 속의 물질들이 끊임없이 생멸한다는 현대 물리학의 입장이기도 하다.

‘나’라는 존재조차도 오온(색_수_상_행_식, 즉 물질과 정신)의 가합 상태에 놓여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조합도 고정된 실체가 있는 조직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하는 조직이고, 혁신하지 않는 조직은 도태된다는 명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 좋겠다.


물론 혁신할 의무는 나를 비롯한 모든 존재, 모든 조직에게 해당되는 말이지만,

내가 애정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노동조합들에게 특히 전하고 싶다.

좀 말랑말랑 해지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드리는 제언은,

조직화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비대면 사회로 가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

비대면 형식으로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므로

이러한 매개체를 활용하여 소통하고 연대하여 조직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를 위해 마음의 노동조합부터 만들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홀로 있을 때는 명상하고,

접속할 때는 마음을 열고, 끊임없이 소통하다가

결국 조직화하여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리를 당당히 누릴 수 있을 때까지 깨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소통, 연대, 나눔, 그리고 ‘마음 지키고 마음으로 연결하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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